취중진담

초단편 소설#1-초능력

by Igloo of Aningaaq


안취햇다 임마 ~ 아니지 이게 또 안취한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함 들어 바라. 아니 돌게이 소리가 아이고~ 그래 그래 니가 몬 믿겟으면 그냥 재미삼아 들으면 되제. 걍 술자리에서 재미로 하는 헛소리 있다이가.

니가 요즘 내보고 뭐 해먹고 사냐메? 그래가 하는 말 아이가. 요새 일도 안하고 집에서 노는 백수가 먼 돈으로 술을 사나 했제? 하 내 이거 엄마한테도 아직 말 안했는데 진짜 이거 내 처음 말하는 거디. 니니까 말 해주는 거다. 이 초능력 이라는 게, 로또 당첨되는 거랑 비슷하더라고. 주변에 어디까지 말해야 될지 모르겠는 기라. 평소에 상상만 하던 행운이 굴러들어왔는데, 이거 세상이 알면 문제 생기는 거 아인가? 어디 끌려가서 실험당하거나 다 뺏기 삐는 거 아인가? 뭐 그런 걱정들이 들더라고. 그래서 그냥 이거를 알게 된 이후부터, 엄청 큰일은 안 저지르고, 주변에 티도 안내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 안지 얼마 안 됐거든. 작년 생일인가? 생일인데 약속도 없고 쓸쓸하게 있었는데 문득 그 기억이 나대. 10년 전에 학생 때, 생일에 우리 같이 배낭여행 중이었다 아이가. 기억 나제? 공모전 돈 받은 걸로 유럽 갔었다이가. 그때 같이 갔던 니랑 친구들이 나름 없는 돈 모아서 밥 사줬잖아. 하필 또 영국이라 가꼬 물가는 비싼데, 그래도 느그가 내 생일이라고 나름 괜찮은 인도식당 찾아서 맛있게 먹었던 게 생각나더라고, 그러고 눈을 감고 회상 하고 있었는데 떠보니깐 거긴 기라, 정확히 그 식당. 분명히 몇 초 전까지 내 방이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런던 한가운데 와있으니. 내가 거기 나타나는 순간을 본 사람이 있는가는 모르겠는데, 일단 손님도 스텝도 아닌 사람이 식당 한 가운데 츄리닝 차림으로 서있으니 다들 웅성웅성하지. 너무 황당하고 무섭더라고. 그래서 일단 여길 빠져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와 제발 빨리 이 꿈이 깼으면 좋겠다. 다시 내 방이었으면 좋겠다. 그러고 정신 차려보니깐 다시 내 방인기라.


그라고 나서 한동안 앓았다. 아마 현실이랑 괴리감 때문에 뇌가 상황을 전혀 못 받아 들이니깐 멀미 같은 게 온 거 같기도 하고. 또 이게 보니깐 어쨌건 초능력이라도 체력이든 정신력이든 에너지를 쓰는 일이다 보니깐. 몸에 무리가 간 것 같더라고. 회사엔 병가 내고 끙끙 앓으면서 생각을 많이 해봤지. 이게 뭔 일이고, 잠깐 꿈꿨나, 내가 기억 못하는 새에 마약을 했나. 근데 아픈 와중에 막 토하고 싶은데 화장실까지도 가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그래서 화장실 생각을 했는데 또 정신차려보니 화장실인기라. 약 기운 때문에 침대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게 기억이 안나나? 싶다가도 또 정신 차리면 침대고. 근데 슬슬 나아가다 보이깐 알겠는 기라. 이게 진짜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구나. 첨엔 내가 이러다가 마구잡이로 이상한 곳에 떨어져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점점 이게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건지 몸으로 알겠더라고. 그리고 멀면 멀수록 확실히 몸에 부담도 많이 간단 것도 알겠고. 근데 확실히 직접 이동하는 거 만치 힘들지는 않더라. 그래서 집안에 혼자 있을 때는 거의 안 걷는다. 남들 눈치 볼 필요가 없으니까. 그랬더니 요즘 살이 좀 찌더라고.


자 인제 여기부터가 대답이지. 뭔 대답이긴? 니가 물었던, 뭐 해먹고 사냐는 질문. 니라면 이런 능력을 알게 되면 어따 쓰겠노? 엥? 은행 터는 거는 범죄고 임마. 나는 왠지 그렇게 쓰면 안 될 거 같더라고. 그런 거는 또 언제 덜미 잡힐 지도 모르고. 이게 어쨌건 신이 준 선물 같은 거라 생각되니깐 가급적 남들한테 죄짓는 일은 안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래서 일단은 무역 같은 거 하고 있다. 아직은 많이는 안 고 있는데. 그냥 대충 시세 같은 거 보고 일본이나 중국에서 싼 물건들. 부피는 안 큰 것들. 조금씩 갖고 와서 당근이나 아는 가게 같은데다가 판다. 많이 벌리는 건 아닌데 그냥 이정도가 큰 노력 없이 티 안 나게 쏠쏠하게 벌 수 있는 최선 아닌가 싶어서. 청도나 후쿠오카는 가깝긴 한데, 그래도 바다 건너 거리가 좀 되다보니깐 마냥 안 힘든 건 아니더라고. 그래서 쉬엄쉬엄 하고 있지. 어? 이것도 범법이라고??


여행? 그거는 뭐 당연하지. 거의 매달 다니는 편이다. 그렇다고 진짜 세계 방랑자로 사는 거까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이게 확실히 돌아올 곳이 있어야 여행이 여행이더라고. 그리고 아무리 ‘이동’이 공짜라도 여행은 돈이 들긴 들더라. 말했다 아이가 아직 원 없이 벌고 있고 그런건 아이라고. 또 근거리도 아니고 바다 건너고 이러는 건 몸살도 각오해야 되고.


뭐? 지평좌표계? 그런 원리는 모르겠다. 아 당연히 개소리 같겠지. 그래 뭐 내도 그냥 말이 하고 싶었던 거지, 니가 꼭 이걸 믿어 줏으면 좋겠고 이런 건 아이다. 그나저나 니 뭐 더 먹고 싶은 거 없나? 아니 안주를 뭘 더 시키노? 그냥 후식 같은 거 말한기다. 이왕이면 부산바닥에서 구하기 힘든 걸로. 도쿄바나나 라던가, 그런 거 있다 아이가. 아 서면 해외과자점에 판다고? 그라믄 뭐? 어? 성심당? 그래 성심당 괜찮네. 대전이면 가만있어 보자. 근데 성심당은 부산서 몬 구하나? 신기하네. 튀김소보로 그게 머 대단히 다르나? 그만 웃어라. 알았다고. 그냥 취해가 농담 해본기다. 근데 일단 안주 더시키지 말고 잠만 기다리바라. 내 잠깐만 담배 한 대 피고 오께. 아이다 안 따라 나와도 된다. 10분 안에 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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