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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보다 ’의미 있게‘ 가는 길

나는 ‘해야 하는 삶’이 아닌 ‘하고 싶은 삶’을 살기로 했다

by 리올

예전에 나는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한 사람의 죽음을 조명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그는 한 가정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직장에서는 존경받는 상사이며,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건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아주 큰 사고로 인해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저 계획과 목표대로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것뿐, 그러한 사고는 그의 인생 계획 안에 없던 것이었다.



그의 장례식장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수백 명의 이들이 그분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고 있었다. 당시 그 뉴스를 전해 들은 많은 사람들 또한 함께 울어주고 비통해하는 장면들을 보았다.




그 장면을 시청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분이라면 어땠을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오셨고 이제 드디어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날만 남았는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불가항력적인 일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된다면, 그런 삶이 정말 억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내 삶을 되돌아보았다.



그리고는 언제나 '정도正道'라고 규정되어 있는 길을 걸어온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평범한 평균의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오랫동안 평균적인 삶을 살아왔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들만큼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승진을 목표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재미와 희열을 느꼈고, 배운 것도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삶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었는지, 나를 위한 삶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 길은 누가 정한 것일까?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저 이 길을 가는 게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일까? 나는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며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내 삶이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사회적인 기준에 맞춰져 있다면, 나는 그 기대에 맞추기 위해 살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그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더 이상 해야 하는 삶이 아닌, 하고 싶은 삶을 살아도 되지 않을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더 이상 외부의 기대에 맞춰서 사는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께서

그의 남은 생까지 행복하게 살라고 하셨다.

빨리빨리 급하게 가다 보면 많은 것을 놓치고 결국 남는 것은 빨리 가는 것뿐이다.



그때까지 나는 너무 급하게만 살아왔다. 빨리, 빠르게, 계속해서 더 나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분의 말처럼, 급하게만 가다 보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고, 그 과정에서 놓치게 되는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행복한 그 모든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2021년 약 몇 달가량의 여행을 하며 나 자신과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스스로와의 대화를 하며 나를 알아가는 순간을 가지게 되었다.



아래는 그때 쓴 일기의 일부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말씀하셨다.

‘나의 남은 생까지도 행복하게 살아라’

빨리빨리 급하게 가다 보면 분명 뒤에 많은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직선으로 한 번에 가는 길이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내두 다리, 두 팔은 잘 움직이고 잘 작동하니까 난 이것저것 둘러보고 하늘도, 바다도 그리고 꽃 향기도, 살랑거리는 바람도, 황홀한 은하수도, 뜨거운 사막도, 세상에서 가장 높다는 그 산도, 가장 아름답다는 바닷 속도 그리고 남은 생 동안 만날 모든 아름다운 인연들도 소중하게 여기 고 모두 연을 맺고 갈 것이다.


모두에게는 각자 추구하는 삶이 있을 것이다. 각자 아름답게 하루하루 꾸며나가고 있을 것이고 나 또한 내 삶을 알차고 아름답게, 도전하며, 사랑하며, 누군가를 보고 배우고, 꿈꾸고 계획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지금 어느 길로 들어가고 있는지, 어디쯤에 와있는지 구글맵으로 확인하듯 쉽게 볼 수 없는 것은 가끔은 조금 무섭고 걱정도 되지만 그냥 매일 모든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자.


가끔은 그것이 조금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그러나 그런 불안함을 안고, 나는 매일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기로 했다. 내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들과 기억들을 추억하며, 내가 살아온 길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아버지 지켜봐주세요 사랑합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GOD, ‘길’ 가사의 일부)


삶은 늘 정해진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길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내가 만든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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