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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사자 Oct 12. 2020

'몰입', 지금 잘 활용하지 못하는 재능

#몰입


바로 이전 직장에 입사하고 6개월 쯤 되고 나서부터 1년 정도가 일에 몰입이 가장 잘 됐던 시기였어요.


동기부여가 잘 됐죠. 내적으로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제 존재가 쓸모 있다는 걸 인정 받고 싶었고, 외적으로는 직속 상사였던 대표가 제 성장을 많이 지지해줬었거든요.



하루가 정말 빨리 갔죠. 주로 보도자료를 쓰는 일이 많았는데 제가 보도자료를 썼던 순서는 대충 이랬어요.


① #요청 받은 #보도자료 주제에 대해 거의 모든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한다.


② 보도자료의 주제를 명확히 잡고 회사의 selling point를 넣고 #기사 형식에 맞춰 스토리를 짠다.


③ 글을 작성하고 모든 형식을 제대로 정비한다.



#자료 조사(①)가 가장 오래 걸렸는데 처음에는 ①~③까지 하는 데 6시간 정도 걸렸어요. 그러다가 업계와 다니고 있던 회사에 대해서 차츰 알아가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됐죠. 나중에는 3시간이면 다 했어요.


저는 늘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도자료를 쓰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보도자료 하나 쓰고 나면 정말 진이 빠졌어요. 


#업계 트렌드를 통찰하고 소개하는 기사 같은 장문의 콘텐츠는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리기도 했죠.


#중견기업 규모의 회사에서 혼자서 #콘텐츠 만들고 #언론사 기자 분들을 만나면서 #PR 업무를 하려니 고되긴 했어요. 특히, 콘텐츠 만드는 일은 자료조사를 할 때 일일이 찾아보고 하나 하나 #팩트체크 하는 등 품이 많이 들었죠.


예전에 #대학 때 #SBS #류란 기자님 특강을 들을 적이 있었는데 '기자'를 두고 들이는 노력이나 시간에 비해서 산출해내는 결과물의 양은 적은 '생산성이 낮은 직업'이라고 하셨었거든요. 보도자료를 쓰다 보니까 그 말씀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제가 들인 노력이나 시간에 비해서 결과적으로 내놓는 콘텐츠는 정말 얼마 안 돼요.


그래도 재밌었어요. 힘들었지만 내 이름과 회사명이 박혀서 나가는 보도자료를 완성하고 나면 보람이 있었어요. 그 일을 한창 몰입하면서 할 당시에는 주변 사람들이 일 재밌냐고 물어보면 "보람은 모르겠고 할 만은 하다"고 대답하긴 했지만요.



지금은 그만큼 일에 몰입하고 있지는 않아요. 회사에서처럼 보는 눈들이 있고 당장 내 존재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진 않아서 그런지 그때처럼 하루에 3~6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몰입이 되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이 좋아요. 정말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땐 몰입은 잘 됐는데 마음의 여유가 거의 없었어요. #회사 사람들한테 몇 번 당하고 나니까 누군가 날 #골탕 먹이는 게 아닐까 의심도 많이 했고, 절대 #손해 안 보려고 하기도 했고, 물러서거나 지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늘 바쁘게 살았고 경쟁에 익숙하다 보니까 강제성이나 제약이 없는 지금도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아무도 시키지 않는데 #혼자 늘 일을 찾아서 하거든요. 지금 100일 동안 매일 하루에 1개 이상씩 블로그에 #포스팅 하겠다고 하는 것처럼요. 


지금은 이런 압박감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강한 긴장감이라고 생각해요.


압박감과 여유의 균형 위에서 내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나를 성장시키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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