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3일 수요일
불특정 다수 개념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미디어 이용자는 취향 공동체 일원으로 모이고 소통하는 데 익숙하죠. 개별 콘텐츠는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오티티)' 구독료를 기꺼이 지불하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멤버십 가입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용자들은 관심 있는 콘텐츠에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데 적극적일 뿐 아니라 실시간 '팬덤'을 형성해 콘텐츠와 창작자에게 새로운 권위를 부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데요. 개인 이용자가 콘텐츠와 채널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권한을 갖게 된 거죠. 그래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아이피)을 소유한 주체는 이들의 경험과 만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함께 성장하려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돌 가수들을 키우는 기획사는 공연과 방송을 통해 음반 판매량을 늘려 매출을 올렸죠. 하지만 음반 판매가 저조해지면서 공연 및 관련 상품·서비스 수익이 기획사의 매출로 연결됐는데요. 얼마나 많은 팬덤을 확보하느냐, 그리고 그들의 지갑을 얼마나 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 거죠.
빅히트는 BTS에 독특한 '세계관'을 부여했는데요. BTS는 멤버마다 가상의 캐릭터가 있고, 음반마다 멤버별 상징물이 있습니다. BTS를 새로 알게 된 팬들은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BTS의 과거 음반과 상품을 구매하게 됐죠. 지난해 팔린 BTS의 음반 622만장 중 30%가 넘는 195만장은 막 출시된 '신보'가 아닌 '구보'인데요. 팬들은 스토리라인에 몰입하게 되면서 다양한 상품을 소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BTS 글로벌 팬덤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한 빅히트는 상장을 앞두고 이달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플랫폼 '위버스'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가 만든 플랫폼 '위버스'는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소식을 영상 등을 통해 접하면서, 동시에 관련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을 통해 오는 28일 공모가가 재산정될 예정이나, 빅히트의 공모가는 현재 3만~5만원대인 다른 기획사들의 주가보다 높습니다.
관건은 플랫폼의 실제 영향력인데요. 빅히트의 온라인 매출이 올해 늘어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문을 연 플랫폼의 수익성이 뛰어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여전히 빅히트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는 점, BTS 멤버들 모두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18년 한 해 동안 글로벌 플랫폼 매출 증가로 주가가 65% 올랐으나, 그해 말부터 불거진 '버닝썬 사태' 여파로 이듬해 상반기 주가가 약 40% 하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