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

마태복음 14장 31절

by 리오라

하늘과 내가 하나로 섞이는 시간, 어둠도 벌벌 떠는 그런 깜깜한 밤에는 혼자 조용히 있는 게 가장 마음이 편했어요. 그런 밤엔 어떤 배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달랐어요. 어둠 속에서도 잔잔히 떠 있는 배가 하나 있었고, 그 안에서 서로를 믿고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이 제 모든 어둠을 환히 밝혀주었거든요.


그 밤, 그 배는 게네사렛으로 가고 있었어요. 저는 바람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는데, 배 안의 사람들은 저에게 눈길도 안 주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귀를 기울여 보니,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다는 놀라운 이야기였어요. 얼마나 생생하게 말하는지, 저도 그 이야기에 푹 빠져 어느새 언덕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그때였어요. 갑자기 뭔가가 느껴졌어요. 바람도 아니고, 바닷새의 발소리도 아니었어요. 분명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어요. 그것도, 바로 제 위를 걸어서요!

살금살금 주변을 살펴보니, 저 멀리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어요. 사람이라고요? 진짜로요? 전 깜짝 놀라 눈을 비비며 다시 봤어요. 정말 사람이었어요!

저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먼저 소리쳤어요.


“유령이다!”

열두 명이 한꺼번에 고함을 지르니, 어둠 속 바다가 쩌렁쩌렁 울렸고 제 귀가 터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무서워하지 않고 조용히, 아주 차분하게 걸어오고 있었어요. 제 위를 걷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평온한 모습은 더 놀라웠어요. 혹시 정말 유령일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그때, 그 사람이 조용히 말했어요.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자 배 안에서 베드로라는 사람이 고개를 내밀더니 외쳤어요.

“주님이시라면, 저도 물 위로 걸어오라고 말씀해 주세요!”

저는 너무 깜짝 놀랐죠. 아니, 이 사람도 제 위를 걷겠다고요?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저는 두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어요.

그러자 예수님이 말씀하셨어요.

“오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제 위에 발을 딛었어요. 저는 너무 놀라고 걱정됐어요. 이 어두운 밤에 빠지기라도 하면 누가 그를 도와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정말로, 베드로는 예수님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그의 눈은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있었고, 예수님의 눈도 따뜻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죠. 두 사람의 눈이 딱 맞닿은 순간, 제 위에 환한 길이 쫙~ 하고 열렸어요!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저는 분명히 봤어요. 믿음의 눈이 만들어 낸 기적의 길이었죠.


하지만, 질투쟁이 바람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죠. 바람이 제 몸을 세차게 때리자, 베드로의 눈이 흔들리더니 저를 향했어요. 공포에 찬 그의 눈빛이 예수님에게서 저로 향하자, 환한 길은 금세 사라지고 베드로는 휘청이며 물에 빠졌어요.

“주여, 살려주소서!”

그의 외침이 저 깊은 곳까지 울려 퍼졌어요. 두 사람의 눈이 어긋나자 모든 것이 흔들렸지만, 예수님의 눈은 여전히 베드로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어요. 그리고 곧장 손을 뻗어 그를 붙잡고 일으켜 주셨어요.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예수님의 그 말에, 베드로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예수님을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예수님이 배에 오르자, 심술궂던 바람도 조용해졌어요.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고백했어요.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맞아요. 그분은 바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기적의 주인공, 바로 오천 명을 먹이셨다는 예수님이셨어요.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어요. 그런 분이라면 제 위를 걷는 것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죠!


그날 밤, 저는 아주 커다란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바로 물 위를 걷는 방법이에요! 한번 들어볼래요?


예수님을 바라보면 제 위에 환한 길이 생기고,
저를 바라보면 그 길이 사라진답니다.


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고 파도가 무섭게 치더라도, 예수님만 바라보면 누구든지 제 위를 잔잔하게 걸어갈 수 있다고요!


[마태복음 14장 31절]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이르시되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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