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이야기

사도행전 2장 38절

by 리오라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에 분명히 말씀하셨어.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성령의 세례를 기다리라고 말이야. 그런데… 성령이 뭘까?”

“글쎄, 나도 잘은 몰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줬지만, 우리는 곧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될 거라 하셨잖아. 곧 나타난다고 하셨으니, 그냥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그때였어요.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웅성웅성 몰려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무슨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에 내 마음은 두근두근 설레면서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죠. 그리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던 성령이란 게 도대체 뭘까, 점점 더 궁금해졌어요.


사람들은 하나둘 상기된 얼굴로 다락방 즉, 내 안으로 들어왔어요. 예수님이 감람산에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다들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왠걸요? 오히려 사람들의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아마 예수님이 약속하신 성령이 곧 올 거란 믿음 때문이겠죠. 저는 기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했어요.


그날 모인 사람들은 정말 많았어요. 예수님의 제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과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예수님의 동생들도 있었죠. 가룟 유다 대신 뽑힌 맛디아도 함께였고요. 모두 합치면 한 120명쯤 되었을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걸 보면, 성령은 정말 특별한 선물임이 틀림없었어요!


드디어 기도가 시작됐어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때였죠.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바람 부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주 세차고 강한 바람이었는데, 밖에서 부는 바람과는 전혀 달랐어요. 그 바람은 내 마음속을 가득 채우더니, 마치 안에 있는 모든 먼지와 지저분한 것들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 같았어요.

놀란 가슴을 진정하기도 전에, 이번엔 혀 모양처럼 생긴 불꽃들이 나타나더니 사람들 머리 위에 하나씩 내려앉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불은 전혀 뜨겁지 않았어요. 머리카락 하나 타지 않았고, 오히려 제 마음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채워줬어요. 두려움은 사라지고 기쁨만이 가득했죠. 정말 신기한 일이었어요.


갑자기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다른 나라 말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다들 갈릴리 출신인 걸 아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평소에 예수님 말씀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서 졸릴 때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달랐어요. 다른 나라 말인데도 모든 말이 또렷이 들리고 이해가 되는 거예요!


그 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다락방으로 몰려왔어요. 바대, 메디아, 엘람, 메소포타미아, 유대,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 브루기아, 밤빌리아, 이집트, 리비아, 로마, 크레테, 아라비아… 이름도 어려운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다 모였어요. 그런데 모두가 깜짝 놀랐어요. 저처럼 자기들 나라 말로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듣고 있었으니까요! 너무 놀란 어떤 사람들은 친구들이 술에 취했다고 수군거렸어요. 하지만 분명 아침 9시였고, 여긴 술 마시는 술집이 아니라 기도하는 다락방이었답니다!


그 순간, 저는 옛날 바벨탑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하나님이 사람들의 말을 흩으셨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 거예요! 막혀 있던 언어의 벽이 허물어지고, 서로의 말이 통하는 기적이 바로 이 다락방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거죠!


어리둥절한 사람들 앞에서 베드로가 벌떡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그냥 어부였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똑똑하고 힘 있는 말솜씨를 가진 줄은 몰랐어요! 그가 예수님의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고 외치는 순간, 제 귀가 "뻥!" 하고 뚫리는 것 같았어요. 옛날 같았으면 또 졸았을 텐데, 이번엔 눈이 번쩍 뜨였죠. 그 말이 가슴에 쏙쏙 박히고, 모든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당장이라도 지붕을 열고서라도 이 놀라운 예수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사람들도 베드로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자기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죄인이라며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모두 세례를 받았답니다. 그날, 새사람이 된 사람이 몇 명이었게요? 무려 3천 명이었어요!


그제야 저는 깨달았어요. 하나님이 약속하신 선물, 바로 ‘성령’이 무엇인지요. 다락방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요한 아저씨의 물세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령의 세례를 받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 거예요. 성령 안에서 말이 통하니 마음도 통했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고, 나누기 시작했어요. 특히 그들은 마치 불난 집처럼 뜨겁게 기도했는데, 그 뜨거움은 참기 힘들 정도였답니다!


왠지 앞으로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이렇게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는 펄펄 끓는 다락방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성령보다 더 멋진 선물은 없을 테니까요!


[사도행전 2장 38절]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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