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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인 Jan 02. 2024

일일초

매일 한 송이씩 꽃이 피어 일일초란 이름이 붙은 식물이 있다. 키워본 결과 매일 한 송이씩 피지는 않지만 항상 두 세 송이가 피어 있기는 하다. 지금 꽃이 세 송이 피어 있는데, 이와 동시에 꽃잎을 모은 봉오리들이 대기하고 있다. 계절에 굴하지 않고 겨울에도 매일 꽃을 보여주다니 참 대단한 녀석이다. 연말에 이 녀석에게 시상을 한다면 개근상, 근면상이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새해에는 좀 달라져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임해 보기로 했다. 별다방에 스티커 붙이듯 모아서 받은 다이어리를 개봉했다. 다이어리에 글자를 써 내려가기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동네 뒷산에 다녀오기도 하고, 도서관에 다녀오기도 했다. 중간에 안 쓰는 물건을 중고마켓에 판매하기도 했다.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만보를 거뜬히 채웠다. 


저녁 식사 후, 오늘도 꽃을 피우느라 고생한 일일초에게도 물을 흠뻑 주었다. 물이 모자라면 입이 오므라진 모습인데 오늘은 빳빳하게 펴고 있다. 꽃도 아름다움을 뽐내며 꽃잎을 활짝 펴고 있다. 이 녀석도 매일 꽃을 보여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리라. 이 녀석의 한결같은 모습이 나를 자극한다. 연초의 부지런한 마음을 연말까지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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