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먹고 싶어졌다. 딱히 메인 디쉬가 있지 않아도 좋다. 내세울 만한 게 아니더라도 할머니가 해주실 법한 반찬들이랄까. 콩나물 국을 끓여서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밀가루 옷을 입은 꽈리고추를 쪄서 무치고, 가지를 쪄서 양념을 하고, 굴비도 한 마리 쪘다. 평소 빠르게 조리한다며 프라이팬을 주로 사용했는데, 오늘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음식을 해보기로 했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누가 해주는 음식이라고들 하지만, 최근 외식의 짜고 단맛이 인위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며칠 전 밖에서 하루 종일 먹은 음식들로 인해 급격히 체중이 늘고 그다음 날, 그 다다음날까지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화제를 연이틀 먹은 이후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이 그리워졌다.
밥과 반찬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고구마까지 쪄서 건강한 간식까지 만들었다. 시간이 좀 있었으면 시장에 가서 봄나물을 사다가 무치고 싶었으나 거기까진 무리일듯하여 의욕을 내려놓는다. 사부작거리며 반찬을 만들어 담으며 소박한 밥상이 사실은 많은 공이 들어간 것임을 다시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