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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성 Jun 20. 2021

무료한 날, 시 한편 ....

통속적인 것

- 통속적인 것


어둠이 내리면

신기하게 내 마음에는 안도감이 깃든다

그래서 밤이 좋다

오늘도 달빛이 내려앉은 공원길을 걸으며  

하루 분량의 시간을 저항 없이 내려놓는다

곰곰이 나와 주변을 돌아보면

버려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체념할수록 내가 작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그러워진다

이젠 시들해져버린 사랑을 그림자로 끌며 

녹음이 짙어온 억새밭 길을 걷고 있다

절실했던 사람도

몇 번의 섹스와 얼마간의 흘러 가버린 시간 속

덤덤해져 가는 서글픔  

나뭇가지 흔들며 성급히 불어가는 바람에게  

털어놓아 본다

초여름 바람이 그냥 싱긋 웃으며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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