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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싸는 작가 Sep 11. 2018

 아들! 살면서 감동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도록...  

<아들! 엄마 좀 나갔다 올게> 4번째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4. 살면서 감동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도록 해 보자꾸나


       

드라마를 보다가 필이 딱 꽂혔다.



남자 주인공의 아름다운 얼굴도 아니고 

여자 주인공의 눈부심도 아니었다.

훗.

 그건 다름 아닌 여주인공의 목걸이였다.  

바로 검색에 들어갔다.

 물론 그 목걸이 때문에 여자 주인공이 더 아름다워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 여자가 하고 있으니 예쁜 거겠지……. 



하지만 장바구니에 넣어 놓고 

며칠이 지나도 목걸이는 내 눈에 아른거렸다. 





그래 이거야.





주문을 하려는데 내 꼴이 참 처량했다.

 악마의 속삭임이 들렸다. 

나는 곧 계획대로 실행에 옮겼다.     




“아들, 엄마가 갖고 싶은 목걸이가 있는데 네가 사 줄래?”

그때 아들은 유치원생이었다.


“얼만데?”


“만 원짜리 다섯 장만 있으면 될 것 같아.”

(나도 사람인지라 전체 금액을 받기는 너무 미안했다.)


“좋아. 내 용돈으로 사 줄게. 엄마.”



이건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일인가? 

아니다.

 엄마의 기쁨을 위해서 아들이 이 정도는 해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카드 결제를 했고 택배가 왔다. 

저금을 위해 따로 모아 둔 아들의 예비 저금 봉투에서

 오만 원을 꺼내 아들에게 쥐여 주었다.




“아들, 이거 네 용돈이야. 

엄마 목걸이가 방금 택배로 왔어. 

이거야 어때? 

네 마음에 들면 약속한 대로 목걸이를 사 주는 거고

 네 맘에 안 들면 엄마가 사는 걸로 할게.

 어때?”

(아들의 용돈을 착취하는 엄마라는 찔림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마지막 전략이었다.)



“예뻐. 자. 이거 엄마한테 줄게.”




아들 손에 쥐여 준 5만 원은 다시 내 손으로 들어왔고 

그것이 처음으로 아들이 해 준 (마음에 꼭 드는) 선물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유치원에서 만든 카드, 비누 등이 있었지만 

차원이 다른 선물이었다. 

막무가내로 내가 우겨서 받은 선물이었지만 참 기분이 좋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 목걸이는 칭찬을 받았고

 나는 자연스레 아들이 선물한 것이라고 팔불출처럼 자랑을 했다.



 그렇게 그 기억은 어느덧 잊혀졌다.     






아들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그 어느 날 할머니(우리 엄마) 집을 방문했다.



“할머니가 너 옷 사 놨어. 어때? 맘에 들어?”



“할머니 맘에 들어요. 저도 할머니께 선물을 하나 하고 싶은데 뭐가 필요하세요?”



“응? 할머니 선물? 너는 그런 거 안 해도 돼.”



“아니에요. 나는 엄마한테 목걸이도 사 줬는데요. 할머니한테도 사 드리고 싶어요.”



“딸. 너 아들이 너한테 목걸이 사 줬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야?”



이 얘기를 듣고 있던 나는 전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아들에게 물었다.



“무슨 목걸이. 말도 안 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무릎이 탁 쳐졌다.) 

아!!! 맞아. 아들이 나한테 목걸이 선물했지.”



잊을 뻔했던 그 목걸이가 그제야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들은 나에게 선물을 했고

 선물을 받고 좋아했던 내 기억보다

 더 진한 기억으로 아이의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었나 보다.

자초지종을 엄마에게 설명해 드렸고 그제서야 엄마는 싱긋 웃으시며

질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시며 이렇게 말씀 하셨다.

(여자의 질투......인겐가......?)


“할머니는 꽃이 좋은데……. 그럼 꽃을 선물 받으면 좋겠어.”


“알겠어요. 할머니.”     







그러고 얼마 뒤 할머니의 호출을 받고 다시 할머니 집으로 가는 차 안이었다.



“엄마, 가는 길에 꽃집에 들러야 할 것 같아요. 할머니 꽃 사 드리기로 약속했잖아요.”


“아 그래.” 

(나는 까맣게 또 잊고 있었다.)


“엄마 내 용돈에서 써도 되죠?”


“당연하지.”


꽃집에 들러 화분을 구경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 네가 사 드리는 거니까 네가 고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할머니는 흰색을 좋아하니까 저걸로 할게.”



꽃집 아주머니는 할머니들은 사실 흰 꽃보다는 

화려한 색을 좋아하신다고

 흰색이랑 화려한 분홍과 자주색이 섞여 있는 화분을

 추천해 주었고 아들은 흔쾌히 동의를 했다.     




“할머니, 이거 할머니 선물이에요.”


“어머……. 정말 예쁘네. 고마워.”



화분을 받아 든 할머니는 꽃보다 더 환한 얼굴이 되셨다.    


  




다른 이에게 감동을 선물하는 아들은 어떤 사람이 될까?

받은 선물에 감동하는 우리의 초라한 기억보다 

아들의 굳건한 기억은 분명 방부제만큼이나 오래가리라 생각된다. 




몇 년째 방치되었던 목걸이를 찾아서 다시 목에 걸어 보았다.

겨울이었지만 스카프보다 더 따듯한 기운이 나를 감쌌다.


‘너는 나에게 감동이구나. 

살면서 감동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도록 해 보자꾸나.’




<똥쌤의 3초 영문법> 저자 똥작가입니다.

야매육아로 다시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이 땅의 모든 엄마를 응원합니다.

우리 좀 더 행복해 져 봐요~~


댓글과 구독은 똥작가도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당 ^^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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