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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중얼 May 04. 2016

<싱 스트리트>

지금 당장 그 길을 걸어야 해.

<원스>와 <비긴 어게인>의 존 카니 감독 신작이라는 사실부터 막연한 기대를 품게 했는데 가서 보니 더 놀랍다.

아니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낼까.

나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게

그리고 매번 가장 놀라운 건 한 영화 안에 저렇게 좋은 곡들을 도대체 몇 곡이나 넣었느냐다.

이번에도 보면서 '와 이게 다 몇 곡이야.' 했는데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 OST만도 끝이 없다.

거기다 전부 주옥같다.

진정한 음악영화감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싱 스트리트>는 실망할 틈을 안 준다.

실망보다는 오히려 신뢰가 쌓였다고나 할까.


주인공 코너도 웬만한 유명 밴드 사람들처럼 시작은 예쁜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였다.

어쩜 우리는 이렇게 한결같은지 그 장면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동기는 우리가 행동하게 한다.

대단하다.

시작은 그랬을지 몰라도 밴드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간다.

밴드의 뮤즈로서 라피나의 역할 또한 엄청났다.

하지만 그녀가 밴드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해도 그녀가 사라졌을 때 밴드가 사라지진 않았다.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눈은 빛난다.

그렇기에 라피나도 빛나던 것이었다.

그래서 코너는 그녀가 꿈을 잃지 않게 힘을 준다. 음악을 통해


날 향한 노래를 만들어주는 남자에게 반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나.

곡을 쓰며 날 떠올렸을 그 순간순간들이 다 아름답다.

거기에 이렇게 예쁜 시선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니.

날 보고 노랠 만들어줄 남자 어디 없나.


시대는 8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대가 계속 바뀌는 것 같아도 본질적으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같기 때문일 것이다.

감독은 전작과는 다른 배경과 인물로 우리에게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Keep running for your life.
You're never gonna know if you don't go now.


우리는 지금 당장 그 길을 걸어야 한다.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다.

우리의 나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당장 그 길에 발을 디딘다면 우린 젊은이일 것이다.


내가 지금 당장 걷고 싶은 길은 뭘까?

난 그 길 위에 서 있을까?




코너도 매력적이었지만, 난 코너의 토끼 아빠 친구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저 연보라 블라우스에 하늘색 벨벳 옷을 입은 소년.

더 많이 나오지 않음에 안타까웠다.

목소리부터 눈빛까지 갖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너는 이런 면에서도 참 복 받았다.

저 친구와 친구라니.

함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니.

집에도 놀러 가다니.

코너의 형도

라피나도

매니저 친구도

토끼 친구도

모두 코너의 곁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수사님의 도가 지나친 폭력에도 자기 방식으로 맞선 코너가 자랑스럽다.

진정한 로큰롤 정신인가.

간디의 비폭력주의의 영향을 받았나.

어쨌든 강한 정신력을 가진 소년인 것엔 틀림없다.


나도 내 사람들과 함께 굴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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