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라니 놀라운 삶
(스포일러 있음)
영화 앞부분을 약간 놓치고 보기 시작해서 몰랐는데 끝날 때 실화라는 것을 알고 엄청 놀랍다.
영화라고 생각하고 봐도 놀라운 삶이었는데 실존인물이 나오니까 깜짝 놀랐다.
감독 이름이 숀 펜이었다.
그래서 설마 그 숀 펜인가 싶어 찾아봤더니 정말 그 숀 펜이었다.
연기만 잘하시는 줄 알았는데 연출도 잘하신다.
영화가 2시간이 넘어가는 아주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시각적으로 다양한 시도들과 함께 굉장히 풍요로웠다.
그래서 많이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대자연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9년 전 모습도 볼 수 있다.
반가웠음.
청초하고 깨끗하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여정을 따라간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평생 모은 자금을 기부하고 모험을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부터 계속 언급은 하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가 자연에서 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연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사회를 혐오하기 때문에?
불우한 가정 때문에?
그가 이런 삶을 택한 이유를 명확히 알기 전에는 무모해서 더 짜릿하기야 하지만 너무 인생을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운도 좋아야 저런 삶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은데 참 운도 좋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가 여정을 떠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가 자연을 사랑할지도 모른다.
사회도 혐오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부모에게 받은 상처 때문이었다.
어려서 매번 자신들 앞에서 싸우고 서로 헐뜯는 부모를 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사랑한다며 결합한 그들의 부모들의 실패를 보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고민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가서는 주인공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는 부모에게서 받은 이름도 버리고 '알렉산더 슈퍼 트램프'라는 이름을 만들어 생활한다.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가 우리에게 유독 큰 상처가 되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무조건적인 편일 것이라 믿었기 때문일 것이고,
또 우리가 너무나 약할 때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며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과 오히려 가족보다 더한 공감을 나눈다.
그럼에도
삶의 기쁨을 인간관계에서만 찾으려는 건 잘못이에요.
라 말하며 스스로 삶에서의 의미를 발견하려 한다.
계속되는 모험을 통해 그는 변화한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충격적이다.
그는 모든 것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식으로 해석한다.
결국, 그의 운은 다했고, 마지막에는
행복은 나눌 때 진짜 현실이 된다.
고 말한다.
삶의 끝에서 농도 짙은 고독과 마주한 뒤, 그가 얻게 된 결론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가 편하지만, 함께할 때만 가능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래도 그는 자기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보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나의 행복은?
그것들을 함께 나눌 사람들은?
물론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계속 변화해나가겠지만, 그럼에도 찾으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