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괜찮다고 했지만 난 아냐.
(스포일러 있음)
케이트와 제프는 토요일에 결혼 45주년 파티를 앞두고 있다.
아름답고 조용한 화면 속에 낮은 파문이 인다.
나의 카티야를 발견했대.
나의 케이티?
난 괜찮아.
그래? 난 아닌데.
시나리오 쓴 사람 누구야.
어떻게 저런 미묘한 감정을 잘 담아냈지.
거기에 샬롯 램플링이 아니었다면 이 감정을 이렇게까지 표현해냈을까?
결혼 기념 파티만을 생각하고 있던 케이트의 머릿속엔 점점
카티야
그 세 글자가 자리 잡는다.
뭘 저렇게까지 파헤쳐서 힘들까 싶지만, 우리도 저런 상황에 던져지면 어느새 파헤치고 헤집는다.
제프도 자신의 첫사랑,
말도 안 되게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그녀를 찾았음이 그저 반가울 수 있다.
하지만 케이트는 그 안에서 45 간의 어느 공백을 떠올린다.
거기에 임신한 카티야의 사진을 발견하고 그 공백을 확신한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던 파티도 내가 아무렇지 않게 잘 넘어가고 싶었지만, 이 모든 게 기만같이 느껴져 견딜 수가 없다.
제프와의 춤을 마치고 터져 나온 그녀의 낮은 비명이, 음악 속에 금방 묻혀버렸지만, 그녀의 심정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45년 전에는 그저 아름답게 들리던 가사가
45년 후에는 남편의 잃어버린 첫사랑에 대한 아쉬움만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 곡을 자막으로 해석한 점이 굉장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든 한 달이든 45년이든 우리는 많은 상황을 맞이하고 같은 상황에 있어도 다르게 해석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