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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중얼 May 03. 2016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5.2

<에볼루션>, <플란타스>, <몽 루아>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에볼루션Evolution│뤼실 하지할릴러비치 (Lucile HADZIHALILOVIC)│France, Spain, Belgium│2015│81min│DCP│color│장편│Fiction



여자와 어린 소년들만 모여있는 외딴섬의 병원. 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수상한 실험이 반복되지만 의구심을 품는 사람은 니콜라스뿐이다. 그는 곧 엄마도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눈치챈다


스틸샷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영상이 지독하게 아름답다.

trailer를 보고 확신했다.

하지만 피곤한 상태로 보면 졸겠다 싶었는데 역시나였다.

워낙 정적으로 진행되는 터라 집중을 하고 있다가도 난 어느새 잠에 빠져있었다.

너무 피곤하긴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영상이 우릴 압도한다.

소재도 굉장히 독특하다.

하지만 두 가지 엄청난 매력에 비해 전달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잠들어서 전달을 못 받았을 수도)

하지만 이 독특한 이야기에 대한 표현을 굉장히 잘해냈다.

상상을 온전히 영화 속에 담은 느낌.

아름다우면서 간결하고, 정적으로 우리에게 그 세계를 던져주었다.

다시 봐야 제대로 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촬영상을 동시에 받았다고 한다.



국제경쟁

플란타스Plants│로베르토 도베리스 (Roberto DOVERIS)│Chile│2015│93min│DCP│color│장편│Fiction


플로렌시아는 식물인간이 된 오빠를 난생처음 간병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소녀는 보름달이 뜨면 본색을 드러내는 식물들의 침공을 그린 만화 「Las Plantas」에 점점 집착한다.


시놉시스와 trailer를 봤을 때는 만화와 영화가 어우러져 더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인 것도 영화를 보면서야 알게 되었다.

굉장히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의도된 것 같긴 하지만 별로 이해는 되지 않았다.

감독과의 GV를 들어보니 뭔가 보여주고 싶은 게 있던 것 같지만 적어도 나에겐 잘 전달되지 않았다.

그렇게 긴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러닝타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섹션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몽 루아Mon Roi│마이웬 르 베스코 (Maiwenn LE BESCO) │France│2015│124min│DCP│color│장편│Fiction

스키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재활치료센터에 입원한 토니. 그녀는 힘겨운 재활치료를 받으며 전남편 조르지오와의 관계를 되짚어 보게 된다.


곧 개봉하는 것은 알았지만, 뱅상 카셀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었다.

저렇게 웃는 뱅상 카셀을 두고 어찌 다른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영화 OST도 매력 터진다.

안 그래도 다 찾아들어야 한다 했는데 잠시 잊고 있었네. 찾아들어야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Her>나 <45년 후>를 보며 느꼈던 사랑에 대한 고찰을 이 영화에서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사랑에 빠지게 한 모습이 사랑에서 빠져나오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놓을 수 없는 것은 컸던 감정만큼이나 깊게 새겨진 감각들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스키 사고로 무릎의 감각을 잃어버리지만, 재활로 다시 그 감각을 되살린다.

조르지오와의 관계에서 잃어버렸던 것들도 다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은 우리를 변하게 하고, 그 변화를 반갑게 한다.

하지만 사랑이 계속되면서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변화한 만큼이나 나의 원래의 모습을 상대에게 강요하기도 한다.

상대에게

변했어.


라는 날카로운 말을 던질 때쯤이 그때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서로 울고, 할퀴고, 물어뜯으면서도 우리가 헤어질 수 없는 것은

내가 정말 너를 사랑하기 때문일까.

이 사랑을 떠나보내면 다시 사랑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일까.

불확실한 미래를 너와 약속하면서 서로 고통을 주고받는다.

따갑고도 달콤한 이 감각은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기를.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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