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택훈의 생각
슈퍼 괴짜 경제학
이 책은 “세상은 인센티브로 움직인다”는 이전의 기본 경제학을 설명하는 대신,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명한다. 이 인센티브-외부효과라는 창과 방패로 무장하고, 매춘, 테러, 환경오염, 이타성 등 상상해 보지도 않았던 부분을 면밀히 접근한다. 기존의 경제 이론에서 설명할 수 없었던 현실, 그리고 의도와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어 보였던 현상들에 대해서도 왜 그랬던 건지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두 부류에 속하는데 당신이 항상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또는 당신이 알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몰랐지만 실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지금까지 경제 교과서를 꽤 많이 읽어 봐 왔지만, 이런 경제학 서적은 난생처음이다. 수학적 결론(그래프), 인간 심리와 같이 지루했던 기존의 경제 서적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었다. 특이하게도 경제학적 접근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예시로 들고 설명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이, 다른 어려운 얘기가 아닌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재밌는 주제로 책이 시작됐다. 바로 음주운전과 음주보행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한가라든지, 마차가 많았던 옛날 미국이 길거리의 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글들로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글에서도,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평소에 재미있는 소설을 보듯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인간 심리와 경제학에 대한 꽤 많은 글들을 봐 왔지만 이 책만큼 인간의 “알고 싶다”라는 욕구를 잘 건드려 준 책이 없었다.
1부부터 5부까지의 소제목만 봐도 참 정신 나간 거 아닌가, 경제학이랑 이게 무슨 상관인가 싶은 내용인데, 읽어 보면 나름의 꽤 타당한 결론이 있고, 경제학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 데에 이만한 것이 없다는 감탄만 나오게 된다. 조금만 그에 대해 적자면,
1부는 매춘부와 관련된 내용이다. 매춘부가 일을 해야 한다는 인센티브가 어디서 나오며, 여성과 남성이 인센티브에 관하여 경제학적으로 얼마나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를 단적인 예시이기는 했지만 그럴듯한 결론을 낸다.
2부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글을 보니 저자는 꽤 타당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자살테러범은 생명보험을 들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자살 테러범이 생명보험에 가입한다면, 어차피 죽을 사람이므로 돈을 크게 아낄 이유도 없고, 정부의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이런 내용을 무슨 추리소설도 아니고 경제서적에서 볼 줄은 몰랐다. 이 예시들 외에 전체적으로 봐도 상당히 재미있게 경제학을 풀어나갔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