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상의 생각
군주론(마키아벨리)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에게 올린 글로서, 군주국의 종류와 그 성립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군주라는 직위에서 갖춰야 할 능력과 덕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1. 군대가 가장 중요하다. 잘 통솔된 시민군을 거느릴 수 있어야 나라를 이끌 수 있다.
2. 전쟁은 피할 수 없다.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의 기술이며 항상 평상시에 군사훈련에 신경 써야 한다.
3. 병사, 귀족, 신민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모든 계급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한 군데의 지지는 반드시 얻어야 하며, 그 중요성은 병사 귀족 신민 순이다. 이 3 계급 간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줄타기를 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악덕은 필요한 곳에 잘 써야 한다.
4. 군주는 과정을 떠나 결과로 평가된다. 결과가 좋으면, 약속을 어기거나, 필요할 때 잔인함을 발휘하는 것은 더 큰 선을 위한 수단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이상이다.
항상 병사력이 약해서 무너졌던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군사력의 중요성을 책의 반을 넘게 역설하고, 어리석은 귀족과 신민을 보며 귀족과 신민을 함께 나아가야 할 국민이라기 보단, 속이고 조작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 사람들은 마지막에 잘 살면 과거는 잊어버리는 무지몽매한 족속들이란 얘기다.
군주론의 특징
정치영역(정치현상)을 다른 것(종교적 가치, 윤리적 고려)을 배제하고 권력의 획득, 유지, 팽창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았다.
그래서 정치의 다양·복잡한 측면을 포섭하지 못한 편협한 사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권력정치가 적용되는 어떤 곳에든 적용되는 범용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정치는 본질(실재) 즉 영혼의 완성, 진리의 실현이나 도덕적 윤리(플라톤)의 영역이 아닌 외양의 영역 즉 영광과 명예, 능숙한 가장과 위선의 영역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책에서는 우리(백성, 시민)들이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과는 좀 거리가 먼 군주가 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색할 필요가 있고, 약간의 잔인함이 필요하며, 술수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유느님(유재석)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약간 이상하게 들리는 말들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정치인들이 왜 그러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조금씩 풀린다고 할까. 즉, 피지배자의 입장이 아닌, 지배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정치인들 혹은 CEO들이 왜 그러한(우리가 보기에는 좋지 않은)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심지어 이 책은 인간 전반에 대하여 거의 선악설을 믿는 느낌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라고 한다. 또한 '이 점은 인간 일반에 대해서 말해준다. 즉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다'며 주장에 대한 이유를 들고 있다. 심지어 이 주장은 작가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역사를 살펴보니 그런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역사서는 전쟁, 정치 위주로 쓰였기 때문에 일반화를 시킬 수 없지만, 어찌 됐든 전쟁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저러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는 얘기이므로, 믿을만한 얘기라고 볼 수 있다.
책 속의 인상 깊은 구절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바를 행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를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 십상이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필요하다면 부도덕하게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 『군주론』제15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