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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iantak Jan 14. 2021

또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라

2%의 힘

전화가 울렸다. 저장된 전화번호가 아니어서 발신인을 알 수 없었다. "여보세요" 알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런데 상대방은 나를 잘 알고 있는 듯 자세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설명을 듣고 나니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 시작했다. 20년 전의 일이니 그리고 그동안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던 터라 나를 기억하고 전화를 해 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의 전화는 우리가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나도 그 전화를 받고 새로 근무할 곳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뻤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이래서 '있을 때 잘해'라고 하는 것인가? 만약 20년 전에 서로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지냈다면 지금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어떤 점이 나를 지금껏 기억하게 했고 다시 만난다는 사실에 기쁨으로 전화했는지 잘 모른다. 어떤 사람이 또 보고 싶은 사람일까?


인터넷에서 보게 된 글이 있다. 어떤 사람의 리더로서의 장수 비결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순이 넘은 그 사람은 ‘기타등등력’을 리더의 장수 비결이라고 했다.


“기타등등력이란 기본 외의 기타 연구력을 말합니다. 그래야 또 보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보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시켜주는 것은 기본입니다. 2% 덤은 필수로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요. 조직에는 늘 3가지 부류, 즉 시키는 것도 못해내는 사람, 시키는 것만큼만 하는 사람, 시키는 것 이상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키는 것만큼만 하고서 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지요. 저는 늘 시키는 것, 해야 하는 것 외에 정보든 배려든 뭐든 2%를 더 주고자 했습니다. 상사든, 부하든 모두 넓은 의미의 고객 아니겠습니까.”


과거를 소환해 보았다. 시키는 일만 했을 때와 시키는 것 이상을 했을 때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나는 시키는 일이라도 잘 하자는 식으로 일하니 중간은 갔다. 그런데 인접 동기는 시킨 일도 아주 창의적으로 하고 거기에 +a를 하였다. 그러니 상급자의 평가는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시킨 것 이상을 하는 사람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동기가 더 좋은 위치로 갔고 더 잘 되었다. 물론 이때 조심할 것도 있다. 시킨 것 이상을 하다 보면 팔로워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적절한 위치에서 조율과 협상을 하며 진행해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기타'란이 있다. 대부분은 기타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냥 공란으로 비워 놓기도 한다. 나도 그랬던 적이 많다. 그런데 기타란을 꼭 채워야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보고할 때 기타란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한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저렇게 기타 내용까지 보고하지?' 나는 이렇게 하찮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에게는 기타가 차별화와 어필의 기회였던 것이다. 보고서의 표에서 삭제해도 될 듯한 기타란이 보고자의 평가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같은 보고서라면 기타란이 공란으로 있는 것보다 가득 채워진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그런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과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 같이 일하고 싶을 것이다.


물은 100°C가 넘어야 끓는다. 그렇듯이 성공의 파동은 기본을 넘어 +a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기타의 힘'이고 성공하고자 할 때 필요한 2%의 힘이다. 인생의 기회가 그동안 터부시 했던 기타에서 만들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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