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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iantak Oct 31. 2020

연설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

반복은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내 남편은 연설할 일이 많아요."

"직업을 바꿔야죠"

"안돼요"

"무슨 노예계약인가요?"

"어떻게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남편의 언어장애를 고치기 위해 찾아간 아내와 로그 박사의 대화다. 연설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다.

1925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렸던 대영제국 박람회의 폐막연설을 위해 한 남자가 수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마이크 앞으로 걸어간다. 그의 이름은 대영제국의 두 번째 왕자인 ‘버티’였다. 침묵 속에 연설은 시작되었다. “저는 오늘.... 국왕 폐하... 로부터 폐... 폐...” 대중 앞에서 연설을 망치고 말았다. 대영제국의 왕자 버티는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언어치료사들에게 도움을 받아 봤지만 소용없었다. 소심한 성격에 언어장애를 가진 버티. 단지 왕자라는 이유로 대중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하루하루가 그에게는 지옥이었다.


 남편의 모습에 안타까워한 아내는 괴짜 언어학자 라이오넬 로그를 찾아가 남편의 치료를 부탁했다. 한참 후에 버티는 치료를 받아 보기로 결심하고 아내와 같이 로그를 찾아갔다. 로그는 그만의 특이한 방법으로 언어장애를 고치는 과정에 들어갔다. 는 언어장애라는 표면적 치료와 언어장애를 가져온 내면적 치료를 병행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는 친구사이가 되어갔다. 버티의 아내는 무슨 치료방법인지 물어보았다.


로그의 트레이닝 방식(출처: ‘영화로 배우는 말의 품격’ 중에서)

1. 조음기관(소리를 만드는 기관) 풀기

2. 복식호흡 연습

3. 발성, 발음 연습

4. 말을 더듬는 순간에 대비

5. 스피치 리허설
 

“데모스테네스가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가 ‘완벽한 웅변가’라고 칭찬했던 데모스테네스. 그는 그리스의 변호사이자 정치가이며 뛰어난 연설가였다. 그러나 타고난 연설가는 아니었다. 버티처럼 말더듬증을 앓고 있었지만 의지와 연습으로 뛰어난 연설가가 된 것이다. 자갈을 가득 물고 발음 연습을 서 입안이 다 헐어버렸다. 짧은 호흡을 극복하기 위해 산을 뛰어 올라가며 스피치 연습을 하는 등 간절함으로 훈련을 하였다.


이런 데모스테네스의 방법을 로그는 조지 6세에게 적용하였던 것이다. 쇠구슬을 입에 한가득 물고 바닥을 나뒹구는 등 험난한 치료 과정을 겪었다. 매일매일 반복 연습을 하였다. 어느덧 언어장애 치료의 결과를 확인할 시간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유럽을 전쟁터로 만든 히틀러에 대항해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선포를 해야 했다. 조지 6세는 대국민담화를 위한 라디오 연설대 앞에 섰다. 로그는 조지 6세에게 말했다.

“차분히 친구에게 말하듯 하세요.”

조지 6세의 앞에서 말의 지휘를 하며 연설을 이끌어 주는 로그. 진정한 마음이 담긴 왕의 목소리는 라디오 전파를 타고 영국 국민들의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대영제국 박람회의 폐막연설을 망쳤던 왕자 버티는 사라지고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멋진 연설의 주인공 조지 6세가 마이크 앞에 서 있었다.

반복연습은 장애물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조지 6세는 증명해 주었다. 연설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연설이 두려운 모든 리더들에게 영화 <킹스 스피치>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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