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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r 26. 2020

#_어쩜 그렇게 책을 잘 읽으세요?

빠르게 독서력을 높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3가지

책을 잘 읽는 사람과 책을 못 읽는 사람은 의외로 큰 능력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깊이 있는 사색의 밀도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는 있지만, 책을 읽고 인지하는 과정 자체는 굉장히 단순한 몇 가지 방법만 터득해도 제대로 된 독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많지만 오늘은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강력한 3가지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1. 일단 책을 펼친다

 :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적게 읽는 사람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책을 펼치기까지의 ‘저항’으로 구분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책을 펼치기 위한 동기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그냥 습관처럼 궁금하면 펼쳐봅니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지금 눈에 띄는 무언가가 있는지 가볍게 찾아봅니다. 그리고 딱 지금 끌리는 부분을 잠시 읽습니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일수록 책을 펼치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동기가 필요합니다. 이 책이 나에게 필요할까? 내 생각보다 안 좋은 거 아니야? 괜히 샀나? 어디 놔뒀지? 제목이 뭐였더라? 불필요한 생각들이 저항이 되어 책을 펼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리고 그 저항 앞에 항복하는 거죠. 의지를 가지고 그 저항을 물리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숨 쉬듯 가볍게, 물 한잔 마시듯 자연스럽게 책을 펼쳐 보라는 것입니다. 일단 펼치기만 해도 저항의 50% 이상은 사라집니다.

특히, 내가 뚜렷한 독서의 목표를 잡으면 자석처럼 필요한 콘텐츠가 나에게 끌려옵니다. 딱 한 번만 경험해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압니다. 그러니 우선 펼쳐야 합니다. 책을 마음껏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 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거든요. 심지어 본격적으로 읽기 전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는 과정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구입하고 그 책을 한 번이라도 쓱 훑어보면 더욱 좋겠지요.


2. 가볍게 메모한다

책에서 얻은 영감을 책이든 노트든, 스마트폰이든, 어디든 메모해 보세요. 나에게 보내는 카톡도 좋고, 에버노트, 음성 녹음 다 좋습니다. 방법은 본인이 편한 거면 충분합니다. 어떤 거든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걸 메모하세요. 그 순간의 영감을 붙잡아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단계의 생각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만약 적어 놓지 않으면 다음에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그 기억이 나거든요. 

개인적으로 책에 바로 메모해 두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그렇게 적어두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처음 읽은 순간의 장면과 내가 메모해둔 글자들이 매칭 되면서 그 순간의 기억이 아주 빠르게 소환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그때 느낀 감정까지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특히 좋았던 부분을 사진을 찍든 따로 정리하든 해서 그 부분에서 내가 느낀 점을 좀 더 깊숙이 정리해 보는 겁니다. 그 과정까지 거치면 이제 책의 언어는 나의 언어로 치환됩니다. 그 책을 보지 않고도 그 책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지요.


3.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읽는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내가 직접 다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느껴야 하는 것들을 이미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 이미 뛰어난 사고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대체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충분한 경험을 하고 그 글을 쓴 사람의 경험치와 그저 글로만 읽는 나의 경험치가 같을 수 없죠. 독서가 어려운 이유는 그런 배경지식(스키마)과 경험치의 차이에서 발행하는 겁니다. 

조금 책이 어렵게 느껴지면 누군가가 먼저 그 책을 읽고 적은 리뷰를 찾아서 읽어보세요. 그 글 역시 당신의 시간을 절약해 줄 겁니다. 책은 곧 시간입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책 읽는 시간만큼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시간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놀라운 역사적 시간들을 가져와 쓸 수 있게 됩니다. 그게 책을 읽는 가장 값진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요?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의 다양한 글들을 읽어보세요. 그 책에 대한 짧은 리뷰도 좋고 영상도 좋습니다. 저는 마케팅과 인문학 독서모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참여자분들이 분야는 같지만 다 다른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게 합니다. 매일 10명의 다른 책에 대한 리뷰가 올라오지만, 분야가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책을 읽고 요약한 내용, 느낀 점, 좋았던 점 등을 읽으면서 짧은 시간에 아주 많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배경지식이 많아질수록 독서는 수월해집니다. 독서가 수월해질수록 재미있어지고, 재미있어질수록 내가 활용 가능한 지식의 범위가 넓어지죠. 독서는 당신의 시간을 벌어줄 가장 확실한 도구가 될 겁니다.


한번 읽은 책 중에 좋았던 책을 다시 읽는 것도 배경지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미 읽은 책인데 다시 읽어서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재독의 중요성은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이것만큼 효율적인 독서도 없습니다. 작가가 몇 년간 경험한 것을 몇 시간 만에 다 소화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 아닐까요? 그저 머리로 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잖아요. 처음 읽는 건 마치 컴퓨터에 필요한 파일을 다운로드해 두는 것과 비슷합니다. 내 컴퓨터에 다운로드했다고 해서 그 파일이 활성화되지 않죠. 그걸 실행해야 진짜 의미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책으로 배운 지식은 그 '실행'까지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어야 하는 거죠.

게다가 그 많고 많은 책 중에 나랑 잘 통하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많이 읽지도 않는 사람은 더더욱 그 한 권을 만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나와 잘 통하는 책을 만나는건 큰 행운입니다. 당연히 나랑 잘 통하는 책은 마치 친한 친구를 만나듯 다시 만나고 또 만나는 겁니다. 그 책과 친해질수록 그저 표면적인 내용에 국한되지 않고 이전에 보이지 않던 행간의 의미까지 보이기 때문이죠.


자, 어떤가요? 책 잘 읽는 거 어렵지 않죠? 방금 말한 3가지만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보세요. 딱 일주일만 집중적으로 읽어도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지적 체험을 하게 될 겁니다. 책을 잘 읽는다는 건 수영을 잘하는 거랑 비슷합니다. 수영을 배우는 이유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에서 자유롭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잘 읽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지식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 위해서 독서법을 배우는 겁니다. 즉 책을 잘 읽는 것은 책에서 자유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다시 정리합니다. 

숨 쉬듯 가볍게, 물 마시듯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고 한 장만이라도 읽어보세요. 바쁘면 언제든 덮어도 좋습니다. 다시 시간이 나면 펼치세요. 그리고 마음이 내키면 계속 읽어나갑니다. 그러다 뭔가 내 머리를 두드리는 문장이나 내 가슴을 적시는 문장을 만나면 잠시 멈추고 내 생각을 적으세요. 내 생각이 이어지는 질문과 단어를 따라 관련된 책이나 글을 찾아 읽으세요. 이렇게 확장하고 수렴하는 독서의 과정을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독서 근육이 만들어지고,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어쩜 그렇게 책을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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