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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너의 이름을 가만히 불렀다

by 변대원

여름 위에 비가 온다

어제까지 뜨거웠던 도시의 공기는

선선한 바람으로 바뀌었다


오만가지 물방울이

저마다의 모양으로 떨어진다

물방울은 여러 물결로 흘러간다


받쳐든 우산 속은 머리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로 메아리친다


빗소리와 비내음

습한 공기가 팔에 닿는 그 촉감이

어느 시간, 어떤 공간 속으로

날 데려간다


굴러가던 감정의 실타레가

네 앞에 멈춰선다


마치 너를 만난 듯 나도 모르게 미소짓다

가만히 너의 이름을 부른다

갈비뼈 안쪽 어딘가가 간지럽다


조용히 너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너의 이름이 그리움의 시공간 속으로

아득히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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