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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r 25. 2023

#_책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당신에게 닿을수만 있다면

독서와 글쓰기를 강의하는 것은 "저마다 가장 자기 다운 가치를 찾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뭔가 약하다. 같은 맥락이지만, 사람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어떻게 더 쉽게 독서를 받아들이게 만들까? 어떻게 책과 친해지도록 도울까? 어떻게 자기도 모르게 책을 읽으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낯선) 모습에 신기해하도록 만들까?


사실 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독서는 그저 내가 들고 있는 무기일 뿐,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을 빛나게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것을 못으로 보는 망치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니까 말이다. 

기획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획이나 디자인 모두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더 세련되게 해결하는 일이다. 그 방법이 새로운 명함을 제작해 주는 일이 되기도 하고, PPT를 디자인하는 일이기도 하고, 브랜드 자체를 기획하는 일이기도 할 뿐이다. 본질은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김하나 작가의 <15도>에는 교보문고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다.


교보문고 온라인서점에 PC로 들어가 품절된 책을 찾으면 도서관검색 버튼이 보입니다. 눌러보면 세상에, 찾는 책이 어느 도서관에 있는지와 청구기호까지 나옵니다. 서점이 책을 파는 곳만이 아닌 책에 가닿게 해주는 곳임을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나 역시 <사이책방>을 운영하지만, 책 판매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사이책방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지식 아카이브"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업의 비전은 수익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추구하는 비전의 가치다.

그 가치가 아무리 홀로 고고해도 소용없다. 아무런 발길도 닿지 않는 산정상에 핀 꽃은 그 향기가 아무리 빼어나도 산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여야 한다. 그래서 더 즐거워야 하고, 더 감동적이어야 한다. 지식도 콘텐츠다. 사람들에게 소비될 때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음악이나 영화와 기본속성은 같다는 뜻이다. 


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지, 그것을 어떤 식으로 더 사람들에게 가닿게 풀어낼 수 있을지 오늘도 생각해 본다.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그저 '책'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가치'니까 말이다.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김하나의 <15도>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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