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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r 31. 2023

#_모든 가치는 '반복'에서 창출된다

인생의 프랙탈(fractal)

이미 나의 꿈을 먼저 이룬 나만의 멘토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에게 길을 물어봅니다. 이미 30번도 넘게 물어봤지만, 그리고 때때로 책 표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생각을 배울 수 있을 때도 있지만, 다시 한번 물어봅니다.

오늘은 그가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넵니다.


매출과 이익을 늘리려고 할 게 아니라
보다 많은 고객에게 새로운 기획을 제공하는 기획회사로서
보통으로 노력하면 회사는 성장해 간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면, 위의 문장처럼 언뜻 봤을 때는 딱히 좋을 게 없어 보이는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p.111


'그가 했던 고민을 이제 내가 하고 있구나.'


좋은 책일수록 다시 읽을 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좋은 책이란 자신이 원하는 삶과 가장 닮은 책입니다.)


장미꽃에 대해 아무리 말로 자세히 설명해 줘도 장미꽃을 보지 못한 사람은 그 이야기가 와닿을 리 없습니다. 그러나 5월에 눈부신 햇살 아래 여왕처럼 빛을 내며 당당히 꽃 피운 그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5월의 장미'라고만 설명해도 그것을 떠올릴 수 있게 되겠지요.

서른 번을 넘게 읽어도 명확하게 와닿지 않았던 문장이 31번째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그 문장이 나에게 의미가 생길 만큼 내가 성장했거나 무언가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저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 훈련 같은 게 아닙니다. 한번 본 책을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노력 같은 건 무의미합니다. 독서는 망각되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다 잊히도록 세팅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살아가면서 필수적인 것들은 계속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반복해서 숨을 쉬고, 반복해서 밥을 먹고, 반복해서 잠을 자는 건 그 반복이 유지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반복되는 것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 문장을 기억해 주세요.

망각되기 때문에 늘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을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순간이 다 똑같은 밀도로 기억되는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 겁니다. 마치 모든 음계를 포르티시모(fortissimo, ff)로 친다면 모든 음의 의미가 사라지고 마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선택했다면 그 인생을 반복하면 됩니다.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위해 쓰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쓰는 것을 반복하면 되겠지요.

정말 심플하지 않나요? 원래 좋은 인생은 심플합니다.

쓰고 보니 안나 까레리나의 첫 문장이 떠오르네요.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성공의 원리나 행복의 원리는 심플하기 때문에 그걸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고, 불평하고, 불만을 가지며 살죠.


반복의 이야기가 조금 멀리 왔군요.

중요하니 저도 한번 더 반복하겠습니다.

반복되는 것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시는지와 무관하게 우리 뇌는 실제로 반복된 것만 중요하다고 인식합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반복된 것만이 중요하다고 인식될 뿐입니다. 내 삶에서는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독서가 가치 있는 이유는 나 스스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찾아서 나에게 반복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읽고 내가 원하는 삶을 실천하면, 그 반복이 내 삶이 되고 나는 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반복해서 원치 않는 약속을 하고,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원치 않는 책을 읽으면 인생이 허무해지고, 그 허무함을 견딜 수 없어서 누군가를 원망하게 됩니다. 그건 누군가의 탓이 아니라, 그저 내가 원치 않은 걸 반복했기 때문에 얻어진 결론일 뿐입니다.


왜 제가 그토록 재독을 강조하는지 아시겠지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집중하더라도 세상은 우리는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반복되는 것들 투성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광고가 반복해서 나오고, 같은 노래가 반복해서 나오고, 같은 연예인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원리는 동일합니다. 반복해서 노출된 것은 우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똑같은 성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애플이나 삼성전자 제품을 사는 이유는 그들 브랜드가 훨씬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노출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무의식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반복해서 노출되면 그것을 중요한 것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을요.

유튜브에서 가짜뉴스가 판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짜여도 반복되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실을 알아도 쉽게 생각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더 집중하셔야 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치열하게 항해하더라도 쉽지 않은 게 인생인데요. 돛을 올리지도 않고 물결치는 대로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 채 그 배가 내가 원하는 항구에 도착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쓰고, 매일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일주일 단위로 점검하고, 오늘 한 달을 점검하며 돌아보니, 조금 더 확실히 알게 됩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를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나 자신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그렇게 지켜낸 시간을 나는 무엇에 투자하고 집중할 것인지 말이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모든 기회는 '반복'에서 파생됩니다.

기회를 잡고 싶다면, 반복하세요.



**인용한 <안나 카레니나>의 문장은 펭귄클래식의 번역본을 참고하였습니다.

**책표지에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저는 이 말이 너무 공감되지만, 오늘 제 글과 모순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분들은 직접 책을 읽으시며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해 보셨으면 합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31번째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사실 매번 읽을 때마다 새어보진 않습니다. 오늘 점심이 태어나서 몇 번째 식사인지 새어볼 필요 없는 것처럼 말이죠.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마스다 무네아키의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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