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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01. 2023

#_책을 읽으면 만 배의 이득이 생기네

독서의 가치는 진정 느껴본 사람만 안다

저는 운전하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눈과 손이 자유로워서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는 자리에 앉지 않고서는 책을 읽는 게 불가능했지만, 요즘은 <밀리의 서재> 같은 전자책플랫폼 덕분에 한 손으로도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으니, 독서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사실 책 읽을 마음이 없다고 해석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독서의 가치는 그것을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기쁨입니다. 1천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왕안석의 권학문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책을 읽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책을 통해 만 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독서불파비讀書不破費 독서만배리讀書萬倍利)


을유문화사 <고문진보 前集> 중에서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기 바란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중에서만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당대에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독서를 진심으로 권하는군요.

오늘은 이 권학문에 꽂혀서 여러 책에서 번역을 찾아보았는데, 조금씩 번역이 달라서 여러 번역을 참고하여

제가 느낀 대로 다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고문진보> 중 왕안석의 권학문(勸學文)


독서불파비讀書不破費      

책을 읽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독서만배리讀書萬倍利      

책을 통해 만 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서현관인재書顯官人材      

책은 관인의 재능을 밝혀주고

서첨군자지書添君子智      

책은 군자의 지혜를 더하여 준다.

유즉기서루有卽起書樓      

(그러니) 여유가 있으면 서재를 갖추고

무즉치서궤無卽致書櫃      

여유가 없다면 책꽂이라도 갖추어야 한다.


창전간고서窓前看古書      

(낮에는 햇살이 비추는) 창가에 앉아 성현의 옛 책을 읽고

등하심서의燈下尋書義      

(밤에는) 등불 아래서 책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빈자인서부貧者因書富      

가난한 자는 책을 통해 부유해지고,

부자인서귀富者因書貴      

부자는 책으로 인해 고귀해진다.

우자득서현愚者得書賢      

어리석은 자는 책을 얻어 현명해지고,

현자인서리賢者因書利      

현명한 자는 책으로 인해 이로움을 얻는다.


지견독서영只見讀書榮      

책을 읽어 영화 누리는 것은 보았지만

불견독서추不見讀書墜      

책을 읽어 실패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매금매서독賣金買書讀      

(그러니) 황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어라!

독서매금이讀書買金易      

책을 읽으면 황금을 쉽게 살 수 있다.


호서졸난봉好書卒難逢      

좋은 책은 (찾는다고) 갑자기 만나기 어렵고

호서진난치好書眞難致      

좋은 책은 (찾아봐도) 정말 얻기도 힘드니

봉권독서인奉勸讀書人      

진심으로 권하는 바, 책 읽는 사람들이여

호서재심기好書在心記      

좋은 책은 반드시 마음에 기억해 두길.



"호서졸난봉 호서진난치" 이 부분을 조금 더 제가 느낀 마음을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평소에 책에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찾는다고 만나지는 게 아니고, 관심을 가지고 찾더라도 얻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지금이야 책이 흔하지만, 그 당시에는 인쇄술도 없고,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소장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기에 좋은 책을 만나면 통째로 외웠다가 필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거든요. 그걸 강력히 권하는 말인 거죠. 좋은 책을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까 반드시 외워둬라. 안 그러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다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분명 왕안석은 그런 경험을 해본 분인 것 같아요. 당대 혁신가이자 당송팔대가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책에 대한 강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글입니다.

그 밖에 괄호에 적은 부분은 전체 문맥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어둔 부분이고요. 크게 4 문단으로 구분한 것도 제가 내용을 읽고 임의로 구분해 놓은 거고요. 일반적인 번역본엔 없는 내용이니 참고만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황견(엮은이)의 <고문진보 전집> (을유문화사)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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