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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22. 2023

#_버리고, 세우고, 지켜야 할 것

프라이탁(FREITAG)에게 배우는 삶의 원칙

프라이탁이라는 가방 브랜드가 있습니다.

트럭의 폐방수포와 자동차의 안전벨트, 폐자전거의 고무튜브 등으로 만들어진 이 특이한 가방은 특히 요즘 MZ세대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저도 꼭 하나 사고 싶은 브랜드인데, 몇 번 매장에 갔으나 아직 "이거다" 싶은 가방을 못 만났네요. 모든 가방이 하나뿐인 디자인이라 이왕이면 더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브랜드였습니다.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재활용품 가방


프라이탁 홈페이지에 소개된 가방들

 

오늘은 이 프라이탁이라는 브랜드에서 배우는 삶의 원칙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까 합니다.

세종대학교 이지훈 교수는 그의 저서 <단 單>에서 프라이탁을 아래와 같이 분석했습니다. 


1. 고정관념을 버렸다
2.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렸다
3. 친환경 제품은 무조건 착해야 한다는 통념도 버렸다
4. 뚜렷한 정체성을 세웠다
5. 진정성을 지켰다


1. 고정관념을 버리다.

개인의 측면에서 고정관념을 버린다는 것은 세상의 통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브랜드 측면에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의외성'이 의미 있게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댄 히스, 칩 히스 형제의 명저인 <스틱>에서 언급된 것처럼 '의외성'은 사람들에게 단번에 기억되게 만드는 특별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방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궁극적인 가치에 이르고자 했던 것이 프라이탁의 특별함이라고 할 것입니다. 나 자신이나 내 회사에 대한 관점에서도 의미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2.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리다.

어떤 사람도, 글도, 영화도, 제품이나 서비스까지, 어떤 것도 "모든"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명확한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 대상에게 명확하게 전달될수록 보다 의미 있게 전달될 뿐 아니라, 가치도 더 높아지는 법입니다. 


3. 친환경 제품은 무조건 착해야 한다는 통념도 버렸다.

첫 번째와 동일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친환경 제품은 착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전혀 착하지 않은 가격을 붙였지만,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지요. 제 생각에는 1번과 2번이 명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활용소재를 활용했다고 싸게 팔지 않고 비싸게 팔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히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기 때문이죠.

친환경 제품이지만 "힙"한 브랜드가 된 프라이탁처럼,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꼭 착한 가격으로 규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가격 자체가 그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사람의 가치를 말해주는 기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프라이탁 형제(마커스 프라이탁, 다니엘 프라이탁)


4. 뚜렷한 정체성을 세웠다.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재활용품 가방"이라는 정체성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아이덴티티입니다. 원래는 쓰레기로 버려질 것들을 수거하여 100% 수작업을 통해 단 하나뿐인 가방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마치 영화 속 힘없는 주인공의 멋진 성장스토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브랜드가 가진 그런 은유적인 과정과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구체적인 재활용 성과(400만 톤가량의 방수포, 3만 6천 개가 넘는 자전거 튜브, 22만 개의 안전벨트가 수거)를 만들어낸다는 점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뉴욕 MoMA에 전시중인 최초의 프라이탁 메신저백

5. 진정성을 지켰다.

원래 원칙이라는 것은 세우는 것보다 지키기가 훨씬 더 어려운 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1993년에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30년 동안 철저히 자신들의 원칙을 고수해 온 이 브랜드는 응당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창업주인 프라이탁 형제는 광적으로 규율에 집착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들의 선언문(THE FREITAG CYCLIST MANIFESTO)은 아래와 같습니다.


1. We keep stuff in closed cycles
2. We own objects that last
3. We repair
4. We believe in systems designed for compatibility 
5. We prefer access over ownership
6. We pay for results not resources
7. We lose speed to win time
...
P.S. Happiness is cyclical

1. 우리는 물건을 폐쇄적인 주기로 보관합니다.
2. 우리는 지속되는 물건을 소유합니다.
3. 우리는 수리합니다.
4. 우리는 호환성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을 믿습니다. 
5. 우리는 소유권보다 접근권을 원합니다.
6. 우리는 자원이 아닌 결과에 대해 비용을 지불합니다.
7. 우리는 시간을 벌기 위해 속도를 포기합니다.
    ... (선언문은 이후 더 향상되고 발전될 수 있음을 의미)
 P.S. 행복은 주기적입니다. (이 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프라이탁의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때로는 대답보다 질문 자체가 더 의미 있는 경우도 많다고 느낍니다.

오늘은 제 자신에게 던진 질문을 함께 나누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나는 어떤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모든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는 사람일 수 있을까?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하면서 그것을 힙(hip)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

내가 추구하는 인생과 사업의 정체성(원칙)은 무엇인가? (나에겐 어떤 스토리와 성과가 있는가?)

나는 그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



* 매일 책 속에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안성은(Brand boy)의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 해당 내용은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지훈 교수의 <단>에서 재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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