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소를 좋아합니다. 어제도 사무실 대청소하고, 집에 가서도 또 청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청소는 늘 제 담당입니다. ^^ 어질러진 것을 보면 치우고 싶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입니다.
결혼 전에는 더 심했습니다. 제가 쓰지 않을 때는 책상 위에 모니터, 키보드, 연필꽂이 등과 같은 기본 세팅 외에 아무것도 올려져 있으면 안 되었고요.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볼 때도 지금 보는 책 한 권 외에는 다 책꽂이에 꽂혀있어야 마음이 편했습니다. 볼펜하나와 색연필 하나만 놓고 공부하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그땐 거의 강박적인 수준이었는데, 그래야 일의 능률도 오르고 집중도 되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환경을 추구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후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들 키우면서 아무리 정리해도 끝나지 않는 일상을 경험하면서 많이 타협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나름의 절충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래서인지 늘 정리나 청소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습니다.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지금은 "정리의 힘"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윤선현 대표의 <하루 15분 정리의 힘>
마쓰다 미쓰히로 <청소력>
모두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 한 문장을 가져온 책은 론 프리드먼의 <공간의 재발견>입니다.
인간은 영역동물이다. 주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면 개인 통제력이 커진 듯 느껴져서 스트레스가 줄고 자신감이 올라간다.
다른 글에서 정리정돈은 창조의 과정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요. 오늘은 자기 통제의 관점에서 청소에 대해 접근해 볼까 합니다.
론 프리드먼의 말처럼 인간은 영역동물입니다. 공간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와 공간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내가 머무는 공간은 나의 일부입니다. 어디가 되었든 간에 나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이 나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청소는 마치 샤워와 같은 종류의 행동이 됩니다.
만약 누군가가 매일 몸은 씻지도 않으면서, 옷만 깨끗하게 빨아서 입고 다닌다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청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머문 공간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내 공간을 청소하는 건 매일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것과 같은 맥락의 행위로 재정의된다는 뜻입니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개운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청소를 하고 정리정돈을 하면 실제로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집니다. 청소와 정리정돈 자체가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공간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행동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마치 저는 완벽한 사람인 양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 역시 매일 어질러지고, 공간이 수습 안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겁니다. 내가 머무는 작은 공간조차 제대로 정리정돈 못하면서 내가 하려는 일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을 탓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먼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부터 확실하게 하나씩 해내고 싶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모두 자기 자신부터 먼저 움직인 사람들입니다. 다른 글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작은 시간, 작은 습관부터 확실하게 쌓아가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머물고 있는 공간이 지저분하다면 딱 10분만 청소해 보면 어떨까요? 10분도 힘들다면 딱 1분 동안 눈에 보이는 쓰레기부터 버려보는 건 어떠세요? ^^ 지극히 사소한 행동이지만, 분명히 당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겁니다. 그 공간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통제)하면서 그곳에서 당신이 원하는 삶을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 공간은 당신이 꿈꾸는 것들을 모두 이뤄줄 타임머신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론 프리드먼의 <공간의 재발견>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