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을 따라가고 있는데, 뭔가 시간이 아슬아슬한 거죠. 길은 막히고, 가야 할 길은 한참 남았고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음악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여유 있게 갈 텐데, 그날은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면서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차선만 바꾸면 원래 있던 차선의 차들이 더 쭉쭉 나가는 거죠. ㅜㅜ 그래서 차선을 안 바꾸고 기다리면 또 반대쪽만 쭉쭉 나가고요. 결국엔 원래 예정했던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해야 했습니다. 참 억울하더군요. 전 그저 조금 더 빨리 가고 싶었던 것뿐인데, 결과적으로는 시간은 시간대로 늦고, 오는 동안 여유 있게 음악 한곡도 감상 못했으니 말이죠.
예전에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었지만, 이 날은 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효율에 휘둘리면 더 큰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우리 인생에서도 사소한 조바심이 인생 전체를 늦추는 경우가 생긴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살다 보면 여러 번의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기회 앞에서 우리는 각자 마음속의 계산기를 두드리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내 수준에 딱 맞는 결론을 내리게 되지요. 저는 살아오면서 기회 앞에서 수준 낮은 결정을 참 많이 했습니다. 마치 저 차선으로 들어가면 쭉쭉 앞으로 치고 나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죠. 하지만 그런 조급한 마음으로 내린 결정은 늘 제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데 더 오래 걸리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때의 상황을 돌아보면 비슷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당장 확실한 효과가 보인다.
2) 투자하는 시간대비 보상이 크다.
3) 대신 성공확률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제 자신을 이런 식으로 합리화했습니다.
1)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으니 확률은 낮아도 분명 성공할 거야.
2) 내가 투자하는 건 잠깐의 시간과 약간의 비용이면 되고, 보상은 크니까 무조건 이득일 거야.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제가 원한 결과는 대체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 사소한 일에서 성과가 나기도 했지만, 그건 더욱 나쁜 일이었습니다. 마치 도박에 빠진 사람처럼 인생을 점점 더 확률은 낮고, 보상은 큰 일에 집중하는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몇 개의 단서만으로 나의 소중한 시간과 자원을 불확실한 일에 허비해 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차근차근했으면 3년이면 될 일을 결과적으로는 2년을 허비하고 다시 3년을 투자해야 하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러면 허비한 2년이 아까워서 또다시 확률은 낮고, 보상은 큰 일에 집중하는 성향이 생기기 쉽습니다.
영업을 하면서, 사업을 하면서, 관계에 있어서 어리석게도 몇 번이나 이런 시행착오를 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제가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뒤늦게 돌아보니 바보도 그런 바보가 없었습니다.
삶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이 원리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가장 중요한 삶의 원리를 모른 채 살아갑니다.
책을 읽고 공부할수록, 나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될수록, 인생에서 가장 빠른 지름길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이전에 실수했던 방법을 그대로 거꾸로 하는 것입니다. 당장의 확실한 효과가 보이지 않고, 투자하는 시간대비 보상은 크지 않아도, 성공확률이 매우 높은 일을 하면 되는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무수히 많은 조언들이 있지만, 그 끝에 도달하면 결국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수백 권의 책을 읽고 깨달은 성공의 1원칙.
"작지만 확실한 성공을 반복하라"
이전에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복권을 사지 않습니다. 당첨될까 봐 두렵기도 하고, 복권이야 말로 위에서 말한 실패를 이끈 3가지 공통점의 끝판왕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깨달은 성공의 원칙 정반대 편에 있는 하나의 상징이랄까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읽고 쓰면서 공부한 건 도망가지 않는구나.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성장하고 있구나. 그렇게 작지만 확실한 성장을 반복하는 것이 결국 성공이구나. 작은 성장, 작은 성공을 반복하다 보면 빨리 도착하지는 못하더라도 "확실히"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독서를 매일 반복하면, 당장 세상의 이치를 다 꿰뚫어 보는 힘을 가지진 못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지식들은 확실히 알게 됩니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매일 반복하면, 당장 출간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더 좋은 책을 쓸 수 있게 됩니다. 독서나 글쓰기 자체도 의미 있지만, 그런 작지만 확실한 성장을 통해 내가 도달할 어떤 모습을 보다 생생히 상상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됩니다.
왜 매일 잠깐이라도 책을 펼치는 게 중요한지
왜 매일 1분이라도 명상하는 게 중요한지
왜 매일 3줄이라도 쓰는 게 중요한지
왜 매일 적은 돈이라도 절약하고 아끼는 것이 중요한지
왜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한지
왜 그렇게 당연하고 뻔한 것들만 자기계발서에 나오는지 알게 됩니다.
저는 앞으로도 여러분께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할지 모르겠습니다. 때론 잔소리처럼 들려서 듣기 싫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당신에게 진심어린 잔소리를 가장 많이 했던 엄마는 누구보다 당신이 세상에서 잘되길 바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요.
저는 참 많은 실수를 했고, 그 실수로 저와 제 가까운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몇 번을 잘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개과불린(改過不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허물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즉시 고치라는 뜻의 사자성어인데요. 요즘 가장 깊이 새기고 있는 말입니다.
부디 저의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로 얻은 통찰이 당신에게는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