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평소에 말할 때도 이 원칙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막상 이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오후 국제대학교에서 20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이제 수능을 끝낸 지 반년밖에 안 된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의하는 것은 듣지 말라는 말이 될 것 같아서 주제를 조금 수정했습니다.
<억만장자들이 빠짐없이 말하는 성공의 3가지 핵심 키워드>로 제목을 정하고, 돈과 성공의 진짜 의미 찾기라고 부제를 붙였습니다. 실질적으로는 1) 돈 2) 독서 3) 성공 이렇게 3가지 주제를 강의했는데요. 처음부터 피곤하다고 엎드려 자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이틀간 행사를 치르느라 다들 피곤에 절어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애써 막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행사하느라 피곤한 거 들었으니까, 힘든 학생들은 맘 편히 엎드려 자도 괜찮다고 진심으로 말해주었습니다. 아파서 빠진 학생들도 제법 있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강의에 참여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애쓴 것일 테니까 말이지요.
20살 아이들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 조금 더 자극적인 이미지(영상)와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사전 파악한 것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이 돈과 성공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바꾼 것입니다.
일부 내용이 비슷하긴 하지만, 여성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는 <비즈니스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돈, 사업, 철학 + 성공'에 대한 4가지 키워드에 대해 그동안의 책 읽고 여러 강의를 들으면서 얻은 인사이트와 실제 경험들을 정리해서 강의했었습니다. 돈과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설명하는 건 비슷하지만, 현재 저마다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분들이기에 사업의 핵심과 철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기대이상으로 만족해 주셨습니다.
여성사업가들의 경우 조금 더 심플하고 담백한 느낌의 제목과 이미지(영상)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을 쓴 고구레 다이치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에는 3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1. 상대방에게 '내 일'이라 생각하게 만들기 2.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기 3. 그것을 상대방이 알아듣는 말로 쉽게 전달하기
그의 말처럼 무엇보다 상대방이 이 이야기가 자신과 상관있는 이야기라고 느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말은 허공을 맴돌 뿐 마음속으로 파고들지 못합니다. 20살 대학생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우선은 돈을 이야기하면서 각자 얼마의 돈을 벌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직 직접 돈을 벌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신입생들이어서 그런지 10년 안에 1억을 벌고 싶다고 한 친구에게는 그렇게 정하면 1년에 연봉 1천만 원밖에 안되니까 조금 더 금액을 높여보자고 말해서 수정해 주었습니다. 한 명 한 명 차례가 돌면서 마치 경쟁하듯 금액이 늘어나서 마지막 친구는 5해(5조*1억 배)를 벌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자기가 아는 가장 큰 수를 말한 것이겠지요. 정말 그런 목표는 오해라고 말해주고 싶었네요.^^;;)
대답은 다소 황당했지만, 구체적으로 각자 벌고 싶은 돈이야기, 향후 진로 이야기, 각자의 습관이야기 등으로 범위를 조금씩 좁혀가면서 설명하자, 산만하던 친구들 중 몇몇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습니다. 1단계는 성공입니다. 어차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의는 없고, 몇 명에게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이라 저에게는 20년도 넘은 제 고3때와 재수할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메이크업을 전공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제가 아는 뷰티 유튜버들이나 연예인들의 이름들을 거론하며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강의자료는 여성창업가 강의와 절반 이상이 동일했지만, 아무래도 연령대나 경험치가 다르다 보니 강의에 사용한 예시나 풀어낸 이야기는 대부분 다르게 풀어내 보았습니다. 시작할 때 학생들이 힘들어해서 애당초 1시간 정도만 하기로 했던 강의인데, 쉽게 풀어서 설명하다 보니 1시간이 넘었고, 20분만 더 하기로 했는데, 결국엔 1시간 40분간 강의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인 건 정말 피곤하고 지루한 부분도 있었을 텐데도 몇 명을 빼고 많은 친구들이 끝까지 집중해서 들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얘들아 고마워..ㅜㅜ)
생각해보니 조금 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줄이고, 더 짧고 굵게 했었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나마 오전에 이 책을 가볍게나마 읽고 강의를 한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몇 번이고 강조한 돈의 의미와 독서의 중요성, 성공을 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실천방법들은 잊지 말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 바람과는 달리 강의 내용은 금세 잊힐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목표를 정하기 위해 던져주었던 몇 개의 질문들이, 직접 어떻게 하겠다고 말한 몇 가지 다짐들이, 언젠가 그들이 인생의 길을 잃어버릴 때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부표가 될 수 있길 바랄뿐입니다.
조만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로 한 친구의 채널이 열리면 구독과 좋아요를 하러 가야겠습니다. 어쩌면 강의보다 그런 작은 관심이 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죠.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고구레 다이치의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