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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y 30. 2023

#_5월의 기억, 5월의 기록

삶의 불협화음에 대하여

올 봄은 유독 찬란하다.

2월부터 사무실을 이사해 아침마다 새로운 경과 햇살을 만끽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고, 3월부터 시작된 경기도 인재개발원의 '책쓰기'수업 덕분이기도 하다. 매주 수요일이면 아침 일찍 준비해 수원으로 향한다. 수업은 9시반부터지만, 보통 8시반 정도까지 가서 선생님들을 기다린다. 오늘은 야외수업을 하는 날. 봄내음이 물씬나는 길을 걸어 도서관 옆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한 분과 대화하는 중에 한 분씩 선생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시작이 상쾌하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공사소리가 요란하다. 비행기 소리가 요란하다. 함께 명상을 하는데 전혀 집중이 안된다.

풀잎 사이로 흔들리며 반짝이는 햇살이 감은 눈 위로 흔들린다. 이 지극한 불협화음에 삶의 작은 통찰을 발견한다.


일상은 내가 기대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삶은 내가 바라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침에는 봄햇살에 충분한 기분이다가도 오전에 사소한 사건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래, 사람이니까 흔들린다. 인생이 원래 그러한 것을 잊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흔들리며 항해하는 존재라는 것을. 내 뜻대로 되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자유롭다. 어쩌다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신기할 뿐. 그런 일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일상의 변화무쌍함을 느낀다. 내 볼을 스치는 이 바람처럼, 이 햇살처럼. 이와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망치소리처럼 말이다.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내 삶이 소중하지 않을 리 없다.  오늘의 이 느낌도 결국 '살아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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