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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un 20. 2023

#_어느 3살짜리 천재의 심각한 고민

이 아이에게 조언이 필요합니다

세 살인데 아직 걷지 못하는 한스(Hans)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한스는 너무 똑똑해서 태어나 돌이 되면서부터 말을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1년 사이에 엄마와 충분한 소통이 될 만큼 어른스러워진 건 놀랄 일도 아닙니다. 요즘 이 천재에게 심각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엄마, 나도 걸을 수 있을까?"


"그럼 당연하지 걷는 건 물론이고 막 뛰어다니게 될 거야."


"아니야, 엄마. 내가 볼 때 나의 이 형편없는 아기몸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몸에 비해 말도 안 되는 머리를 가누느라 걷기는커녕 일어서는 것조차 버거운걸."


"맞아. 너는 아직 세 살밖에 안 됐고, 너의 몸은 걷거나 뛰기에 아직 최적화되어있지 않아. 하지만 네가 걷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반드시 걷게 될 거야."


"아니야 엄마. 난 걷는 게 두려워. 걸으려고 할 때마다 넘어지는걸."


"그래 첨엔 다 그런 거야.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아니야, 엄마. 분명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 거야. 엄마가 그 방법을 좀 찾아줘"


"한스, 엄마가 중요한 사실을 알려줄게.

전 세계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있고, 어릴 때 심각한 장애로 인해 불가피한 아이들은 제외한 모두가 수천번 넘어지면서 걸음을 배웠어. 너는 정말 특별한 아이지만 평생 잘 걷고 마음껏 뛰어다니고 싶다면 먼저 잘 넘어지는 것부터 익혀야 할 거야.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넘어지지 않고는 도저히 걸을 수 없게 설계되어 있어. 그건 사실 신이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교훈을 어릴 때부터 몸으로 익히길 바랐기 때문이란다."


"......"


엄마의 말을 들은 한스는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가 아무 말 없이 일어서서, 한걸음 걷고 엉덩방아 찍기를 반복하며 걸음마를 연습했습니다. 그렇게 3주가 지난 어느 날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두 발로 걷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스는 이 교훈을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서툰 모습일 때의 시행착오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늘 감사한 신의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결국 한스는 커서 남들이 상상도 못 할 많은 일들을 성취했고,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때가 되면 다 걷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걷기 위해 끊임없이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합니다. 

저는 글을 쓸 때마다 걸음마를 배우는 마음입니다. 잘 쓰고 싶지만 결국에는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한걸음을 내딛고 엉덩방아 찍기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 서툰 반복이 더 좋은 글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오늘도 함께 걸어 봅시다.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책곰의 <3살 천재 한스의 고민 : 걸음마편>에서 발췌하였습니다.(미출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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