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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ul 19. 2019

#_먼저하고 나중 할 바를 알다

대학(大壑) 경문(經文)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大壑 經文>


大學之道(대학지도) : 큰 배움의 길은

在明明德(재명명덕) : 밝은 덕을 밝힘에 있고

在親民(재친민) : 백성을 새롭게 함(친함)에 있으며

在止於至善(재지어지선) : 지극한 선에 머무름에 있다.


知止而后有定(지지이후유정) : 그 머무를 바를 안 뒤에야 정함이 있고

定而后能靜(정이후능정) : 정하여진 뒤에야 고요할 수 있고

靜而后能安(정이후능안) : 고요한 뒤에야 편안할 수 있고

安而后能慮(안이후능려) : 편안한 뒤에야 생각할 수 있고

慮而后能得(려이후능득) : 생각한 뒤에야 얻을 수 있다.


物有本末(물유본말) :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事有終始(사유종시) :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知所先後(지소선후) : 먼저 하고 나중 할 바를 알면

則近道矣(칙근도의) : 곧 도에 가까운 것이다.



동양고전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은 대학(大學)의 경문입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중심을 잃었을 때 마치 마법 지팡이처럼 저를 일으켜 세워주는 문장입니다.


대학 경문의 글귀를 찬찬히 읽다 보면 현재 우리 삶에서 오는 불안과 번잡함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무언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고요. 편안하지 않은 이유는 마음이 고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고요하지 않은 이유는 뜻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뜻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이 어디에 머무르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내면의 참된 가치를 알기 위해서고 사람들과 더불어 친해지고, 세상을 더 밝게 비추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큰일을 위해 작은 일부터 다스릴 수 있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스려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근본이 바로 서있다는 증거입니다.


제 부족한 해석보다는 직접 원문을 읽으며 귀한 교훈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 누군가 알려준 것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의 끌림과 느낌대로 읽으시기 바랍니다.


고전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영감을 준 글입니다. 아무리 음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그 맛은 오직 직접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입맛은 다른 법이지요. 오독하셔도 좋습니다. 고전은 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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