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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Sep 11. 2023

#_일상의 발견 : 7) 서랍의 법칙

흐트러진 공간은 내 일상과 닮았다

지난달에 책방을 이사하고서 어느덧 3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이런저런 바쁜 일정들이 많았지만,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중에 한 곳은 책상서랍입니다. 매일 이런저런 필요에 의해 열어보면서 필요한 물건을 찾는데요. 이전부터 항상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있기는 했는데, 이사하면서 이리저리 기울어져서인지 작은 물건들이 소소하게 섞여 버렸습니다.(클립, 동전, 집게, 펜 등) 제 성격상 그대로는 둘 수 없어 한번 정리하긴 했지만, 완전히 정리하지 못해서 지금도 서랍을 열 때마다 "시간 나면 정리해야지"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게 2주 정도가 흘렀네요.

당장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정리 정돈하지 않으면 매번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게 됩니다.

이전에 잘 정리된 상태에서는 깜깜한 상황에서도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물건들이 정리정돈 잘 되어 있었는데 말이죠.


눈감고도 찾을 수 있는 서랍은 마치 잘 설계된 하루와 닮았습니다.

반대로 어질러진 서랍은 매일 아쉬워하며 내일은 조금 더 시간을 내봐야지 생각하는 하루와 닮았네요.


공간은 나의 일부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공간에 가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서랍을 열어보면 그 사람의 머릿속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고요.

머릿속이 잘 정리되어 있는 사람의 책상서랍이 어질러져있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불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버릴 것과 남길 것이 분명할 테니까요. 어떤 물건을 자주 쓰는지,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면, 그런 생각들이 자연스레 공간에 반영되게 마련이니까요.


제 경험상 정리되지 않은 공간은 정리되지 않은 삶을 가속화시키더군요. 그러니 생각을 다 정리해야 공간이 정리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내 주변 공간부터 하나씩 정리해야 생각도 정리되는 것이라고 봐야 더 정확합니다. 하루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면, 우선 서랍부터 정리해 보길 권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정리되지 않은 이부자리나 벗어놓은 옷들이 이리저리 뒹굴지 않게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물론 사람마다 다릅니다. 정리를 안 하는 게 더 마음이 놓이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정리는 자기 기준에 맞게 하면 됩니다. 나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을 선물해 보는 거죠. 


<대지>라는 작품으로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걸 기다리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테니까. 지금이 시작할 때임을 마음이 알아야 한다. - 펄 S. 벅(Pearl S. Buck)


저도 오늘은 서랍정리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냉장고나 신발장, 옷장 정리도 좋습니다. 한번에 하기 많다면, 하루에 한칸씩만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


* 서랍의 법칙 : 흐트러진 공간은 나의 일상과 닮았다. 정돈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가장 가까운 주변 공간부터 정리해 볼 것.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조슬린 K. 글라이의 <루틴의 힘>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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