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대원 Aug 28. 2023

#_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나입니다.

내 삶과 연결되어 있는 것들

본격적인 강의시즌이 다시 시작되니 강의 때 청중들이 나에게 집중하는 1시간~2시간(물론 실제로는 10분도 안될지 모르지만) 남짓되는 시간 동안 어떻게 그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책을 읽고, 내 삶을 돌아보고, 내가 쓴 글을 찾아봅니다.


우선 독서부터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애석하게도 이미 '독서'라는 단어는 왜곡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너무 오랫동안 학교공부에 길들여진 주입식 독서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다고 할까요?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볼까요? 우리가 애당초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왜 하는 거였죠?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였나요? 물론 그것도 있었겠죠. 그럼 좋은 대학은 왜 가려고 했을 까요? 좋은 회사에 취직하거나 더 큰 성공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럼 더 좋은 회사나 더 큰 성공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뭐였을까요?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아닐까요?

다시 말해 공부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는데 행복하지 않으면 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이야기조차 정답은 아닙니다. 정답은 없거든요. 자기가 스스로 정하는 게 정답이지 남이 정해놓은 답을 찾는 게 인생이 아니니까 말이죠.

우리가 했던 공부가 재미없었던 이유가 거기 있었는걸요. 연결되지 않았던 거죠. 내 삶과.


저는 독서를 강의하는데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내가 읽는 무언가가 '내 삶과 연결되어 있는가'입니다. 내 삶과 연결되지 않은 독서는 백 권을 읽든 천권을 읽든 무의미할 겁니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인스타나 내가 관심 없는 유튜브 영상을 몇 시간씩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있을까요?


그래서 수업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자신이 가장 원하는 삶"과 내가 하는 독서를 연결할 수 있게 돕습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요? 책 잘 읽는 실질적인 방법들은 속독과정이나 숙독과정을 통해 따로 가르쳐드리고요. 핵심기초과정이라고 불리는 3주 동안은 거의 내 삶과 독서를 연결하는 작업에 모든 에너지를 쏟습니다.



이런 것도 한번 작성해 보고요. 그동안 타인의 기준에 맞춰져 있던 수많은 것들을 나만의 기준으로 되돌려 놓은 첫 번째 훈련이기도 합니다. 책중심의 독서를 나 중심의 독서로 바꾸는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결과적으로 독서법을 가르치지만, 각자 얻게 되는 독서법은 내가 알려드린 방법이 아니라, 그 방법을 통해 각자 발견하고 터득한, 나의 삶의 방식이나 나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자기만의 독서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겁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삶과 동떨어진 글은 무의미하고, 무익합니다. 글이 내 삶과 연결될 때, 글은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가능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게 도와주는 탁월한 도구가 됩니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나입니다.



나와 연결되지 않은 것에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나와 연결된 소중한 사람, 나와 연결된 의미 있는 책들, 나와 연결된 건강한 음식, 나와 연결된 특별한 공간을 다시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이를 테면 책상을 정리한다는 건, 늘 내 공간에 함께 있으면서도 나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걷어내는 행위일 겁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것들을 정돈하는 것은 나와 더 잘 연결될 수 있게 위치를 바꿔주는 작업이겠지요.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진로를 바꾸는 일이나 관계정리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정말 원하는 삶이 있다면, 그 삶을 나의 지금 일상과 연결해 놓으세요. 

그렇게 연결된 나의 꿈과 나의 삶에 필요한 책을 읽어보세요.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아니에요. 자신의 꿈과 현재의 내 삶이 연결되면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지 바로 알게 됩니다. 그날 먹고 싶은 점심메뉴를 찾아서 먹듯이, 그때 그때 필요한 책을 섭취하세요.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오늘 있었던 일을 적어보세요. 매일 반복되어서 더 이상 쓸게 없나요?

만약 글을 쓰지 않았다면, 내가 그토록 단조로운 삶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때로는 그런 보잘것없어 보이는 내가 싫어서 도망치고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다시 돌아오게 될 거예요. 여러분은 분명 더 나은 삶을 갈망하고 있을 테니까요.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게 마련이듯이.

더 나은 삶에 대한 갈증을 느끼면 더 많은 성장의 물을 찾아내고, 마시게 될 겁니다. 그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미지 |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에서, 글(아래) |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에서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의 삶은 너무나 유한하고 아주 작은 부분만이 세상에 닿아 있습니다. 나와 연결된 것들은 아주 익숙한 풍경들과 사람들 속에 머물러 있지요. 삶이라는 한 번뿐인 여행을 낡고 좁은 게스트하우스 안에서 낭비하지 마세요. 더 넓은 세상의 장면들을 경험해 보세요. 당신에겐 여전히 생(生)이라는 자유가 있습니다. 여전히 더 나은 삶을 꿈꿀 권리가 있지요. 문밖으로 한걸음만 나가보세요. 거리의 공기를 마셔보세요. 내가 모르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경험하고 나면, 내가 가진 가능성 또한 무한에 가깝다는 걸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더 많은 세상과 나를 연결해 보세요. 그렇게 나를 넓혀 나가면서 보게 되는 멋진 풍경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그 기쁨과 자유를 누려보세요.


제가 아는 독서와 글쓰기의 의미는 그런 가치를 위한 것입니다. 조금은 집착해도 될만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경험한 독서와 글쓰기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의미인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부디 자신의 삶과 연결되길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