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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Oct 18. 2023

#_우리는 원래 한 가지 모습만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너무 속박하지 마세요

저는 가끔 제가 다른 사람들과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남달라서 좋다는 뜻이 아니라, 대체로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많이 생기고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조금 어려운 책을 읽거나 깊이 있는 사색을 잘하는 반면, 우산을 들고나가면 버스나 지하철에 놓고 내리기 일쑤고요. 지갑이나 열쇠를 어디에다 놨는지 곧잘 까먹곤 합니다. 화장실 불을 안 끄고 나온다거나 조금 전에 말한 걸 돌아서면 까먹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혼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책방에 가서 혼자 일하면서도 전혀 외롭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더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그렇다고 사람을 싫어하느냐면 그건 전혀 아닙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걸 무척 즐깁니다. 하지만 계속 사람들 사이에 있고, 저 혼자만의 시간이 없으면 점점 방전되는 느낌을 받는달까요. 그러다 혼자 음악 듣고, 영화 보고, 책 보고, 스마트폰 하면서 빈둥거리다 보면 또 충전이 됩니다. 물론 글을 쓰고, 낭독하고, 명상하는 등의 일상의 루틴도 저에게 큰 힘을 주는 원동력이고요.


하. 지. 만.

대체로 그런 모습이라고 해서 항상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여전히 스스로 규정하기 어려운 내면의 모습들을 만나게 되거든요.

때로는 정말 성실한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영적으로 무척 신성한(holy) 사람 같다가도 또 어떤 때는 참 못된 놈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고요.


그렇게 다른 내 모습에 혼란스러울 때도 많았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야 할 것 같아서 스스로를 닦달하기도 하고, 세상을 나에게 맞추어 보려 발버둥 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이런 멋진 문장도 발견하기도 했고요.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계에 맞춘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계를 자신에게 맞추려고 애쓴다. 그러므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 - 조지 버나드 쇼


마흔 중반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서는 결코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뿐입니다.

그래서 이제야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다양한 나 자신의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서툰 것은 서툰 대로, 모자란 것은 모자란 대로, 잘하는 건 잘하는 대로 그저 인정해 주는 겁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아주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는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제야 가능해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사람들의 시선에 자신을 가두고 사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또 타인의 시선에서는 자유로워졌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생각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현실입니다.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자유로워지려면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성경에서 멸망하는 소돔과 고모라를 바라본 롯의 아내가 소금기둥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과거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은유하는 구절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에 집착하면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를 구원해 줄 땅으로 오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쓰다 보니 좀 멀리 갔군요. 

사고가 있어서 인지 삶의 의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은 날입니다.

생각은 많지만, 부단히 현재를 살아내려 노력해 봅니다.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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