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왔을 때도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은 책입니다만, 올해 2월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미 책에서 읽은 수많은 조언들을 저는 거의 무시하고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책을 읽고도 성장하지 못하는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겠지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메모했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그날은 서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더 읽지 못했는데요. 그때부터 명상을 다시 시작했고, 3월부터 글쓰기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매일 쓰고 있는 시작점이 되었지요.
오늘 이 책을 다시 말하는 이유는 8월 26일부터 낭독을 시작하여 오늘까지 대략 두달 반 정도를 매일 조금씩 녹음하면서 부록을 제외한 책 전체를 다 완독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낭독을 하면서 그냥 눈으로 읽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미세한 뉘앙스나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그런 게 참 좋았습니다.
오늘 낭독을 마치면서 이 책을 적은 팀 페리스는 물론이고, 이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한 편집자, 또 이 책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번역가까지의 노고가 이 책 한 권을 완성시켰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오늘 읽은 작가의 에필로그에서는 팀 페리스가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던 진심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책이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참 다르게 느껴집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과 참 비슷하죠.
그래서 좋은 책일수록 절대 한 번만 보는 우를 범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다시 읽고, 소리 내어 읽고, 필사하면서 읽고, 누군가에서 설명하면서 읽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책에 있는 더 많은 지식들이 흡수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강의할 때마다 재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오늘 이렇게 제가 어떤 벅찬 감정과 여운을 느낄 때 그것을 강조하면 조금 더 진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책은 만남입니다. 그냥 한번 읽었다고 "읽은 책"으로 치부해 버려선 안됩니다.
책마다 완독의 기준은 달라야 합니다. 10분만 대충 봐도 다시 볼 필요가 없는 책이 있는 반면에 어떤 책은 10번을 다시 읽어도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또 읽고 싶고, 이유 없이 또 읽고 싶어지는 책도 있으니까 말이죠. 나에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알고 평생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 삶에 큰 영향과 변화를 주는 것처럼, 좋은 책을 만나고 그 책을 다시 만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즐거운 경험인지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이 책을 다시 읽을 때마다 타이탄들의 에너지를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아무리 힘든 시련과 역경이 눈앞에 놓여 있어도, 그들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다.
팀이 말한 것처럼 이 책을 다시 낭독하면서 매일 새로운 멘토와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매일 나눠서 한 챕터씩 읽은 것이 더 좋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5-6번 정도 읽은 것 같은데, 올해는 유독 팀 페리스 책이 더 재미있고, 그와의 만남이 뜨겁네요. 조만간 <나는 4시간만 일한다>도 낭독해 봐야겠습니다. 물론 타이탄의 도구들도 여전히 자주 필요한 부분을 펼쳐볼 테지만 말이죠. 다음 만남은 지금보다 더 깊을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