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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Dec 16. 2023

#_내 고향 부산에서

매 순간 변화하지만 늘 나를 기다려주는 바다처럼

주말에 미팅이 있어서 부산에 왔습니다.

고향의 땅은 언제나 손주를 맞이하는 할머니의 마음처럼 포근함으로 맞아줍니다. 물론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외투를 따로 하나 더 챙겨 와야 했지만요.

차편이 없어서 새벽 6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왔더니 10시가 조금 넘어 이미 부산에 도착했네요.

오랜 친구와 같이 단골집에서 식사를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근처 카페에서 잠시 여유 있게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해봅니다. 오늘은 종이책은 일부러 안 들고 왔습니다. 지금 읽는 책이 너무 두꺼운 책이기도 하고, 전자책으로도 읽을 책이 워낙 많아서 하루 일정정도는 충분하니까요.


짧은 시간이지만 여운이 있습니다.

처음 와보는 공간(카페)은 매번 하는 익숙한 생각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줍니다. 여행 다니듯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서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되어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일정을 보낸 후 숙소로 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객실은 언제나 옳습니다. 겨울이라 이미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지만 짧은 시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열어주는 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자연이 주는 선물이겠지요.



오늘 오후에 미팅 중에도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인생은 아주 짧지만 의미 있는 순간들이 점이 되어 이어지는 하나의 곡선이 아닐까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거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도 멀리서 보면 가지런한 지평선처럼 보이듯이 우리 인생도 매 순간은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이지만 긴 시간을 돌아보면 마치 하나를 보고 달려온 것 같은 단순한 삶으로 보입니다.

 

작은 욕조에 출렁이는 물결을 보며 글을 씁니다.

날씨는 춥지만, 고향이 제게 보여주는 소는 언제나 따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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