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당신에겐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시간이 아니라, 잠깐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혹시 언젠가부터 할 일은 많고, 마음은 급한데, 되는 일은 없고, 뭔가 답답한 그런 느낌 받지 않으셨나요?
하루든 일주일이든 맘먹고 시간 내서 휴식도 좀 취하고, 새해 계획도 좀 세우고 싶은데, 그 하루 시간 내는 게 이상하게 어렵지 않으신가요?
만약 위 이야기에 공감이 된다면, 당신은 삶에 쫓기고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삶에 쫓긴다니 그게 무슨 말일까요?
다른 말로 풀어보자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 지금 살아가는 삶도 내가 선택한 내 삶인데, 받아들이고 말고 할 게 있나 싶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정말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니라, "그래야 할 것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10대에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할 것 같고, 20대에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부모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고, 30대에는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40대에는 좋은 집에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최대한 다 해줘야 할 것 같은 삶 말입니다.
설령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틀린 게 아닌데,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한데도 우리는 스스로 그래야만 하는 삶의 기준에 따라 나를 억압하고 착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삶을 사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게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에겐 그 삶이 정답입니다. 다만 모두가 그렇게 살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죠. 그런 삶도 좋은 삶이지만, 설령 그와 다른 모양과 색깔의 삶이라도 얼마든지 멋지고 좋은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SNS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하루에 몇십만 원 하는 호텔에서 한 끼에 몇십만 원 하는 식사를 하는 사진들을 보게 됩니다. 왠지 사무실에서 처량하게 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나도 그런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돈을 모아 비슷한 호텔에서 비싼 음식을 먹으며 나 역시 그런 사람이라고 인증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인증샷이란 어쩌면 내가 그래야만 하는 무언가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심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그래야만 하는 삶은 무척 피곤합니다. 막상 그런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기쁨은 잠시일 뿐, 알 수 없는 공허함만 밀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누구인지도 모를 막연한 '타인의 시선에 부응하기 위한 물건이나 행동'일까요?
아니면 이미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충만히 느끼는 것일까요?
며칠 전부터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겨울이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겨울인데도 날씨가 따뜻하면 기후가 이상하다며 투덜대고, 날씨가 다시 추워지면 춥다고 투덜댑니다. 잘 생각해 보면 이상한 말입니다. 그래야만 하는 건 없습니다. 겨울에도 포근한 날씨라면 그대로 편하게 느끼면 됩니다. 다시 추워진다면 차가운 바람을 가만히 느껴보면서 살아있음을 발견하면 됩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앙상한 나무조차 겨울을 지혜롭게 나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는 결국 내가 지난 삶에서 선택한 결과일 뿐입니다.
분명 내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도, 지금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지금 만나는 사람도, 지금 먹고 있는 음식도 전부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그 선택에 "진정 내가 원했던 무언가"가 빠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느꼈다면 다시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걸어가면 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에겐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은 파리인데, 내가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면 설령 비행기를 놓치더라도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행이겠지요. 만약 누군가가 뉴욕이 더 좋다고 말한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의 기준일 뿐입니다. 내가 오늘 정말 먹고 싶은 건 얼큰하고 따뜻한 콩나물국이라면, 콩나물국을 먹으러 가는 것이 행복한 것입니다. 느끼한 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은 마당에 비싸고 좋은 음식점이라고 해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오늘 저녁을 먹기도 싫은 크림파스타를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연말이 되면 마음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곤 합니다. 한 해를 정리해보고 싶은데, 왠지 두렵기만 합니다.
아무것도 한 거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먹는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간곡히 말씀드리지만, 괜찮습니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건 사람들이 정해놓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조급하거나 불안한 마음은 다 내려놓고, 하루만 시간을 내보세요.
휴가를 내어도 좋고, 월차를 써도 좋습니다. 가족이 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세요.
경치가 좋은 숙소를 잡고 1박 2일로 여행을 가도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조용한 카페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건 기존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걱정도 없이 쉴 수 있는 여유니까요.
마치 진공상태처럼, 그렇게 온전한 여유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가장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돌아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흐르는 강물에서 나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세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몇 시간 동안 스키(or 스케이트)를 타다가 다시 신발을 신고 움직일 때처럼 낯선 감각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조차 편하게 바라보세요.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에 미소 지어 주세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받아들여 보세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자기 자신 외의 다른 선물은 없습니다.
바라던 것을 창조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자신밖에 없습니다.
억지로 무언가 하려고 하지 말고, 나를 최대한 편하게 해 주세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하나뿐입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뭔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흘러가는 생각은 흘러간 뒤에는 잡을 수 없는 법이니까요. 그것만큼은 붙잡아 두어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적어보고,
가지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적어보고,
가보고 싶은 곳들을 적어보세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 보고,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짧은 문자를 남겨 보세요.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당신은 삶의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삶이라는 무대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