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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an 08. 2024

#_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경쟁자가 아닙니다

저는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은 편입니다. 책방도 혼자 가서 정리하고, 혼자 책 읽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종일 매우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길을 걸으며 스쳐 지나가는 사람, 버스나 지하철에 탄 다른 승객들, 사무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책방에 드나드는 사람들, 음식점의 직원들과 손님들까지 나열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혼자 다닌다고 말하지만, 늘 사람들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얼굴을 대면하진 않아도 전화나 카톡으로 업무요청이 옵니다. 업무에 따라 디자이너에게 업무를 요청하기도 하고, 거래처에 구매자료를 보내도 합니다. 메일로 업무적인 사항을 주고받기도 하고요. 혼자 일하지만, 늘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평범한 사실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있는 관계의 통찰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왔습니다.

같은 학교 안에서, 같은 회사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어 성적이나 등수가 매겨지거나, 서열이 정해져 왔기 때문이죠. 그런 연유로 우리는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경쟁자로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혀 경쟁관계가 아닌 사람에게도 서열화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고요. 반대로 경쟁심이 아닌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주변 사람들과 과연 내 경쟁자일까요?

회사 내에서 승진대상자 10명인데, 그중 한 명만 승진한다면 나를 제외한 9명은 경쟁자가 맞겠죠. 의심할 여자가 없는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 10명에 한정된 경쟁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관점을 확대하면 실제 나의 경쟁자는 그 10명이 아니라 비슷한 회사를 다니는 비슷한 나이대의 모든 사람이 되지 아닐까요?

다시 말해 회사 내에 승진 경쟁에서 승리한들 회사가 라이벌 회사와의 경쟁에서 지거나 경기가 안 좋아서 퇴직해야 하는 상황이 와버린다면 그 승리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다시 말해 사실 내 주변 사람들은 진짜 경쟁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 마음속에 나도 모르게 존재하는 경쟁심을 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축구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ㅇ11명이 축구경기를 뛰지만, 실제로 팀에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같은 팀이라면 동료임과 동시에 경쟁자일 수 있습니다. 더 잘하고 실력이 좋은 사람이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구조니까 말이죠. 이번 시즌엔 같은 팀이었지만, 다음 시즌엔 이적해서 다른 팀으로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이때 훌륭한 선수는 어떻게 플레이할까요? 자기 혼자 돋보이기 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결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경기를 할 때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이 가장 좋은 선수인 것이죠. 손흥민 선수가 월드클래스라고 칭찬받는 이유, 김민재 선수가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겁니다.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팀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선수가 되었기 때문이죠. 내가 더 돋보이게 골을 넣지 않더라도 다른 동료가 공을 넣을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 주는 선수를 사람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그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않더라도 최고 평점을 받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자, 제 나를 한번  돌아봅시다.

나는 내가 속한 조직에서 어떤 사람인가요? 평소에 늘 자신의 실력을 높이고, 조직 전체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내 주변 사람들을 다 경쟁자로 생각하면서 저 사람보다 잘하면 기분 좋고, 못하면 기분 나쁜 근시안적 안목을 가진 사람인가요?


작년에 마이클 조던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라스트 댄스>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조던이 개인적인 기량이 정말 뛰어나서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순히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던은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자기가 활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료들이 충분히 활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솔선수범하고 독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화려한 커리어를 넘어 그가 전설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최고의 실력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력을 겸비한 최고의 리더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무언가를 노력하고 헌신하는 것이 나만 손해라고 느끼며 불평불만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자신이 그 가족의 리더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나 조직을 위해서도 단순히 나의 이익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 전체가 더 잘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리더입니다. 물론 회사나 조직에 따라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오래 버티기 힘들고, 눈앞의 이익에 따라 반응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가는 일도 비일비재하겠지만, 그럴수록 지혜로워져야 합니다. 내가 일하는 이유, 내가 돈을 버는 이유,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등을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면 분명 내 주변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신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그릇에 맞는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소한 자존심이나 무의미한 경쟁심으로 관계를 망치는 사람이 되어선 안됩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아직 그릇이 크지 않아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저야말로 지금까지 함께 있는 사람들을 잠정적 경쟁자로 느끼고 행동했던 것이 아니었나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작은 깨달음을 얻을수록 조금 더 내 주변 사람들부터 챙겨보려고 노력합니다.

내 주변을 돌아본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헌신만을 뜻하지 않을 겁니다. 때로는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과 신념을 단단히 지켜나가는 태도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성장하면서 솔선수범하는 것 역시 귀감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꼭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해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혼자 있는 것 같아도 사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성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나 혼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존재가 될 때 우리는 성장하게 됩니다.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란 그런 것입니다. 


나는 내 주변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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