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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an 01. 2024

#_밤이 어두울 때는 불을 켜야 합니다.

새해 덕담 

저는 반지하부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빌딩까지, 다양한 곳에서 머물며 일해 보았는데요.

건물의 구조나 창의 방향과 크기에 따라 채광이 정말 좋은 공간도 있었고, 전혀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도 있었습니다. 요즘 일하는 사무실은 남향에 책상 앞으로 통창이 나있어서 밤에 오는 경우가 아니면 불을 켜지 않아도 밝습니다. 그러면 굳이 조명을 켤 생각도 못하고 한참을 일하곤 하는데, 날이 흐려지거나 밤이 되어 어두워지면 그제야 어두움을 감지하고 불을 켜곤 합니다.


오늘 오전은 날씨가 좋았는데, 오후에는 조금 흐려져서인지 사무실이 좀 어둡습니다. 잠시 불을 켜고 글을 씁니다. 오렌지 빛의 조명이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한결 따뜻해졌습니다.


살다 보면 한없이 밝고 따뜻한 시기가 있는 반면,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기도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갑자기 어두워지는 경우에는 놀라서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해가 떨어지고 밤이 찾아오는 것처럼 서서히 어두워지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내가 머무는 작은 공간의 불을 켜는 겁니다. 내 내면을 먼저 밝히는 겁니다.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작은 등 하나만 있으면 우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만약 세상이 어둡게 느껴진다면, 왜 세상이 어두운지, 왜 이토록 세상은 냉혹한 지 묻거나 따지기 전에 먼저 불을 켜 보세요. 나 말고 주변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없는지 돌아보기도 하고, 작은 장작불을 지펴서 함께 몸을 녹여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세상을 밝히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달이 밤에 밝게 빛날 수 있는 이유는 태양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빛나게 하려면 먼저 내가 빛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 빛은 각자가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빛을 밝혀줄 작은 스위치를 찾아 누르는 것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당신을 더 밝혀줄 좋은 책을 만나길 바랍니다.

올해 당신을 웃게 해 줄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스스로 내면의 불을 밝히는 방법을 만나길 바랍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빛깔이 더 영롱하게 세상을 비출 수 있기 소망합니다.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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