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대원 Jan 02. 2024

#_너의 시선이 나에게 닿는 시간

얼마나 걸렸을까

너의 시선이 나에게 닿기까지가


시간이 멈춘 듯

천천히 내가 서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너의 눈빛이 수많은 계절을 지나 조금씩 나에게로 향하고

너의 입술이 미소를 머금은 채 나를 알아보고

너의 두 팔은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포즈로

나를 향해 흔들린다.


얼마나 걸렸을까

나의 시선이 너에게 닿기까지가


영원보다 길었던 너의 환대를 

끝까지 알아보지 못하고 서있었던 어리석은 내가.

5월의 햇살보다 따뜻한 너의 미소를 

알래스카의 겨울바람처럼 대했던 나의 표정이.

나를 향한 인사인 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나의 오만함이.


어리석고 애처롭다.

너는 한 번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지만,

나는 한 번도 너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나의 눈을 보며

너는 빛나는 얼굴로 웃었다.


마치 다 괜찮다고 말하는 것처럼.

마치 오늘 처음 만난 것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_밤이 어두울 때는 불을 켜야 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