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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Feb 01. 2024

#_700원짜리 중고책에 숨겨진 700만원 이상의 가치

책의 가치는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

저는 매일 아침 필사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좋은 문장들을 초서하기도 하고, 책을 정해서 부분적으로 원하는 내용을 필사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책 전체를 필사하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부분적으로만 하는 게 더 좋아서 그렇게만 매일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만난 좋은 문장을 손으로 한번 더 적어보는 건 참 특별한 일입니다.

가장 느린 독서지만, 가장 깊이 내 안으로 밀어 넣는 과정이라고 느낍니다. 



오늘은 작년 연말(12/29)부터 필사했던 <마음을 다스리는 100가지 명상>이라는 책의 필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물론 전체 필사를 한건 아니고 좋았던 문장들만 추려서 부분필사했습니다. 매일 아침 이 책을 필사하면서 한 달간 저에게 여러모로 좋은 영감을 준 책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이 작년 4월에 다른 책 구매하면서 단돈 700원을 주고 구입한 중고책이라는 점입니다.

 


책의 가치는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


책의 가치는 가격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사이책방을 시작하면서 이 문구를 책장에 붙여놓기도 했었는데요. 저의 경우에는 700원이 아니라 700만원 이상의 가치를 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라고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으실지도 모릅니다. 네, 분명 좋은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의 가치는 그것을 읽는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목적에 따라 다 달라지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좋게 읽히기 어려운 것이고, 아무리 시시한 책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놀라운 영감을 주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발견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독서수업을 할 때 항상 첫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그 모습이 바로 내가 책을 읽는 이유(독서목적)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억지로(?) 책을 읽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읽으니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결과적으로 다음 독서로 이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죠.


예컨대 아이언맨과 토르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 어벤저스를 안 보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일 아닐까요? ㅎㅎ

독서도 나에게 맞는 책,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을 발견해서 읽으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전 영화도 좋아하지만 책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에 비해 유익함의 정도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거든요.


결국 내 삶의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나 사람, 환경이 나를 더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제가 책을 많이 사는 이유도 같은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구체적으로 뭐라 설명드리기가 어려웠는데, 오늘 사례가 답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책들이 한 권 한 권 내가 있는 공간을 둘러싸며, 나를 더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삶의 재료들이 되어주기 때문일 겁니다. 경험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보고 싶은 책이 많아지기 마련이거든요. 아마 1월 한 달 동안만 40권 넘게 구입한 것 같아요. ㅎㅎ 물론 절반 이상은 중고책이고요. 선물한 책도 몇 권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중에서 읽은 책은 반도 안됩니다.

하지만 평소에 나에게 필요한 책을 꾸준히 나에게 노출시켜 주고, 네 영혼이 더 좋은 글과 생각 속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해주시는 일은 그 어떤 투자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또 저뿐만 아니라, 책방에 오시는 다른 분들이나 함께 책을 읽는 모임에서 나누는 글을 통해서도 분명 함께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테니까 말이죠.



*참고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린 책은 인드라 초한의 <마음을 다스리는 100가지 명상>이라는 책이고요.

 제가 읽은 책은 워낙 옛날 책이라 품절되었지만, 도서명이 아니라 작가명으로 검색해 보시면 다른 제목으로 개정판이 나와있으니 혹시 궁금하신 분은 그 책으로 구입해서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 지친 마음 행복을 가득 주는 이야기 (인드라 초한, 장운갑 옮김 / 경성라인, 2022년)

-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 (인드라 초한, 장운갑 옮김 / 경성라인, 2014년)

- 마음을 다스리는 100가지 명상 (인드라 초한, 이상영 옮김 / 경성라인, 2004년)

- 마음을 다스리는 100가지 명상 (인드라 초한, 이흔복 옮김 / 경성라인, 1997년) : 제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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