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독서모임을 시작한 지 딱 한 달이 되었습니다.
매일 꾸준히 습관으로 만들어서 이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분들도 있고, 여전히 아침마다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결과적으로는 자연스러워졌지만, 그 과정은 여전히 사투를 벌이는 중이네요..ㅎㅎ)
습관을 만드는 원리야 여러 글에서 이미 다룬 부분이지만, 오늘은 그저 새벽독서에 한정해서 제가 느낀 구체적인 방법들을 나눠볼까 합니다.
1. 재미있게 만들기
맛있게 먹은 음식은 또 먹고 싶은 것처럼 재미있게 보낸 시간은 또 경험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새벽독서든 다른 어떤 형태의 독서에도 적용되는 부분이겠지만, 우선은 재미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시간을 보내고 마음에 '아~좋다', '즐겁다', '뿌듯하다' 같은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만약에 처음부터 욕심이 앞서서 평소에 읽기 힘든 어려운 책을 아침부터 머리 아프게 읽기 시작하면 곤란합니다. 우선은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2. 목표치를 낮추기
새벽독서가 일주일에 6일간 진행된다고 해서 6일 전부를 목표로 삼을 필요 없습니다. 지금 내가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수준으로 우선은 목표치를 낮춰보는 게 좋습니다. 월수금만 참여한다거나 일주일에 딱 하루만 정해서 참여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일 참여하더라도 6시 30분~7시까지 30분만 참여한다거나, 일어나자마다 씻기 전에 책부터 읽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화면을 끄고 참여해도 되니까요) 우선은 그런 과정을 거쳐서 '더 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횟수나 시간을 늘리는 게 좋습니다.
3. 의미 부여하기
사람은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모든 판단이나 관점이 달라지게 됩니다. 새벽독서 역시 막연하게 하면 좋겠지라고만 생각해서는 강한 동기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새벽 독서 시간을 "매일 아침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전보다 가까워졌다고는 하나 5시에 일어나 씻고 나와서 10여분 걸어서 사무실에 오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거든요. 특히 겨울이라 추워서 더 저항이 심한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선물을 받으러 가는 일이라면 안 갈 수 없지 않을까요? ^^ 이런 식의 의미부여를 통해 내가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다르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4. 기록하기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면 그때그때는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게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내용을 그때그때 메모해 두거나 노트를 정리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밑줄 친 좋은 문장들을 별도로 필사하거나 문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록해 놓으면 내가 보낸 시간이 물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것을 남길 수 있게 됩니다.
5. 내 기준에 맞추기
새벽독서 화면을 오픈하는 시간은 6시~7시 30분까지 총 90분입니다. 사실 저의 경우는 책 읽고 정리하고, 낭독하고, 필사하고, 글도 쓰면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2~3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립니다. 꼭 길게 하는 게 좋은 건 아닙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도 얼마든지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침 시간을 철저하게 내 기준에 맞춰 설정해서 실천하기 쉽게 만들고, 차츰 적응이 되면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게 좋습니다.
6. 개인적인 확장
3주에서 한 달 정도 꾸준히 하면 확실히 이전과는 달리 제법 습관화된 자신의 모습이나 편안해진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에 맞게 내가 보내는 시간의 방향을 맞춰주고, 그 방향으로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 부분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 해보려고 하면 사람에 따라서 내가 원하는 삶을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도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일이니 습관이 정착되고 자리 잡는데서 안주하지 마시고,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저도 한 달 정도 지나서 차츰 적응이 된 상황이라 이전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하루나 이틀에 1권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최근에 읽고 있는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책부터는 4파트로 쪼개어서 한 부분씩 더 깊이 읽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노트법과 기록에 대한 책들을 이어서 읽어나가면서 포괄적으로 정리해서 제 방식대로 체계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번 달부터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읽고 정리할 분야를 정해서 프로젝트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2시간이면 한 달이면 60시간이 되니까, 그중 절반만이라도 같은 분야의 책을 읽게 된다면 최소 30시간 이상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니 충분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기록하고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할 부분이기에 더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믿습니다.
독서나 글쓰기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 두고두고 해야 할 삶의 한 영역으로 관리해야 하므로 자칫 단기적인 성과가 없으면 추진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단위나 월단위로 주제나 방향을 잡고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어 반영하면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앞으로 책으로 쓸 자료들이 만들어지고 정리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작년부터 1년간 매일 글을 썼던 시간은 스스로 글쓰기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에는 그 의미를 넘어 나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추출하고 표현해 나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