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잘 쓰고 싶어요.
저도 자주 글을 쓰지만, 사실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뿐입니다. "잘"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은 잘 쓸 만큼 충분한 연습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든 잘 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즉 향상심(向上心)은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출발하는 곳을 아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시 말해 나의 부족한 글을 계속 마주하면서 나아가지 않고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 더 나아지기 위해서 부족함을 마주한 채 꾸준히 써야 합니다. 저도 꾸준히 글을 쓰면 늘 괴롭습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이 안 써지거든요. 내 생각은 이런 건데, 이걸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줘야 하는데, 계속 막힙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다른 글을 쓰다가 막혀서 잠시 멈추고 다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그동안 외면해 온 못난 나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 게 아닌가 생각들 기도 합니다. 사실 못나지 않았는데, 혼자서만 계속 다그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다가 영 마음에 안 들어도 지우고 다시 쓰기가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계속 쓰자니 뭔가 글이 애매하고, 그렇다고 다시 쓰자니 지금까지 썼던 게 아깝고.
지금 돌아보면 참 미련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유명한 시인이 시집 한 권을 내기 위해 500여 편의 시를 쓴다고 들었습니다. 그중에 시집에 실린 것은 80여 편이었다고 합니다. 애당초 작품이란 수많은 시행착오 없이 탄생할 수 없는 것임에도 제 마음속에는 늘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욕심이 도사리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정작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못난 나의 글을 마주하는 용기가 아닐까요.
매일 그런 용기를 내어 글을 쓰고, 어떤 날은 도저히 완성을 못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모자란 채로 올리기도 하며, 그러다 아주 가끔은 매우 흡족스러운 글을 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글들이 하나 둘 쌓여가다 보면 어느새 책 한 권을 만들 만큼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늘 다시 다짐하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다 보면 또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막연한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글을 쓰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고로 이 글은 제 자신을 향한 죽비인 셈입니다.
오늘도 마음을 내려놓고, 내 마음을 글로 풀어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