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주니어 농구 코트에서 배운 것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나요.

by 변대원

요즘 아들이 농구에 푹 빠져있다. 어느 날부터인지 공부는 하기 싫고 자기는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한다. 유튜브로 NBA 레전드 선수들이 활약하는 영상을 보고, 학교 방과 후에서 농구를 배우면서 재미를 더 느꼈는지 한동안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한강공원의 농구코트에서 농구를 하고 오곤 했다. 그러다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과 학교대표로 출전하여 광진구청장배 농구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물론 그래봐야 4팀이서 겨룬 소규모 시합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아들이나 같이 시합했던 친구들은 처음 경험해 보는 우승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있다면 그걸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KBL 프로농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해당 농구팀에서 운영하는 주니어 클럽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예약을 하고 같이 수업에 참여하러 가보게 되었다.


중학교 올라가는 친구들 4명과 같이 총 5명이서 수업을 받았는데, 첫날이다 보니 참관을 하면서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실제 운동선수들이 훈련하는 방식을 수준에 맞게 변형한 것인지 제법 난이도가 높았다. 진짜 제대로 연습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어려운 훈련도 많았다. 그렇게 70분 동안 수업이 진행하는 과정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가르치는 코치도 선수시절에 본인이 배웠던 대로 가르치는 것 같았다.

다만 좀 안타까웠던 것은 학생들이 잘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그걸 대하는 코치의 태도였다. 아마 운동을 배우는 곳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잘하는 걸 칭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아이들이 못하고 있는 걸 지적하기 바빴다. 너는 이걸 잘못했고, 너는 이걸 고쳐야 하고.

오늘 처음 하는 학생도 있고, 그동안 여러 번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도 있을 텐데, 내가 볼 땐 아이들이 못하는 게 당연하다 싶고, 딱 봐도 지금 수준에서 다소 버거워 보이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냥 지적만 하고 넘어갔다.

분야는 다르지만, 나도 강의를 하며 사람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과연 저렇게 여러 가지 훈련을 진행하면서 그저 부족한 부분들을 말로 지적한다고 다 고칠 수 있는 것일까?

그럼 학생들은 그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알아서 따로 연습하면서 고쳐야 하는 것인가?


나는 운동 전문가가 아니고, 내가 본건은 그저 한 시간 정도의 수업일뿐이었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단정할 수 없다. 어떤 게 더 효과적인지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것은 말로만 하는 지적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잔소리를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부지불식간에 잔소리하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하고서도 늘 후회한다. 잔소리를 듣고 바뀔 사람은 잔소리 듣기 전에 이미 바뀔 사람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욕심에 내뱉는 말이기 때문이다. 잔소리는 그저 타인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얻는 의미 없는 자기만족일 뿐이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나도 늘 그게 고민이다.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혹은 타인의 변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내가 취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태도는 무엇인가?

현재까지 내가 발견한 건 세심한 관찰과 관심뿐이다. 진심어린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관찰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이는 것은 모두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진 것들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조언할 자격이 있는 이유는 그 경험의 분량만큼 시행착오에 대한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내가 독서나 글쓰기, 돈을 버는 방법 등에 대해서 강의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보다 많은 시행착오의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승장구했던 선수가 꼭 좋은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수많은 허튼짓과 시행착오가 강점이 된다.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이런저런 고민, 실패 등을 폭넓게 경험하다 보니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상황들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나의 시행착오를 사랑한다. 많은 날 나의 고생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들이 처음 해보는 훈련임에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수업 때 지적받았던 것들 중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볼 부분은 이런저런 식으로 연습해 보면 어떻겠냐고 대화를 나눠보았다. 코치의 역할이 지적이라면, 내 역할은 잔소리가 아니라 관심과 격려일 테니까.

언젠가 아들이 살아가면서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고 힘들어하는 날 이야기해 줄 것 같다. 그런 시기가 성장을 위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시기인지를. 하여 스스로 앞으로의 삶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부끄러워하거나 노력 없이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 역시 말이 아니라 내가 먼저 삶으로 증명해 내야 할 몫이겠지만.


나는 농구인생에서 9000번 이상의 슛을 놓쳤고, 300번 가까운 경기에서 패배했으며, 승패를 결정짓는 슛을 실패한 경우도 26번이나 된다. 나는 인생에서 끊임없이 실패를 경험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성공한 이유이다.
- 마이클 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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