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는 것보다 좀 더 멋진 삶에 대하여
일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내가 가진 장비가 스마트해질수록 나도 스마트해질 거라는 착각.
예컨대 고가의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과연 100% 활용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더 좋은 스펙, 더 빠른 속도, 이런 광고문구들은 어쩌면 더 좋은 제품을 통해서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물론 착각은 자유지만 그리 현명한 착각은 아닌 듯하다.
20년도 넘은 것 같다. 한창 워크맨이 유행이었던 나의 학창시절. 어린 시절에는 그런 장비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있었다. 그런 쪽으로 가장 발 빠른 친구(이 친구는 여전히 얼리어댑터다)가 무선리모컨이 되는 최신형 워크맨을 들고 학교에 왔다. 첨엔 몇 명이 구경하다 아마 꽤 많은 친구들이 몰려들어 그 신세계(?)를 경험하고 놀라워했다. 당시만 해도 모든 조작 리모컨은 이어폰 라인에 붙어 있었는데, 그 제품은 한 손에 쏙 잡히는 작은 리모컨이 별도로 있었던 셈이다. 아이팟 나노 정도의 크기였던 것 같다. 한바탕 친구들이 다 구경하고 나도 구경해 보았다. 부러웠다. 나도 사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구입하기에는 고가의 제품이었고, 결국 나는 구입하지 못했다.
누구나 한번쯤 이와 비슷한 일들을 겪었을 거라 생각된다. 남자들은 주로 전자제품으로, 여자들은 주로 옷이나 가방 같은 아이템이지 않았을까?
더 좋은 스마트폰, 더 비싼 가방, 더 유명한 브랜드, 더, 더, 더...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애쓰는 것 같다. 과연 더 좋은 것을 가지면 더 좋은 사람이 될까? 물론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세련되며, 조금 더 있어 보이긴 하겠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쉽게 현혹되는 반면, 영리한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 맞게 선호하는 브랜드, 취향, 컨셉을 맞추는 것 같다.
보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문제는 보이는 게 전부인 삶이다. 그런 삶은 너무 삭막하다. 여유도 깊이도 넓이도 느끼기 힘들다. 진정한 풍요로움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잠시 잘 보이기 위해 내 삶에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한 돈과 시간이 낭비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더 좋은 걸 가짐으로써 좋은 사람이 되려는 시도는 하고 싶지 않다. 대신 내면도 외면도 더 멋진 사람이 되어서 내가 무심코 쓰고 있는 물건조차 왠지 더 좋아 보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