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끝은 이혼 아니면 사별.
이혼업계에는
결혼은 이혼 아니면 죽음으로만
끝낼 수 있다는 말이 있어요.
처음엔 과격한 표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현실에서 이혼사건들을 하며
현실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이혼은
현실사건을 미화해서 보여지는 거더라고요.
남녀가 만나다 헤어지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인데요.
연애하다 헤어지는 것과
결혼을 한 후에 헤어지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이별은 정할 것이 없는데,
이혼은 정할 것이 많아요.
정할 것이 많으니,
정해야 하는 사안마다 입장차이가 있고,
입장차이에 대한 소통을 하다보면
결혼할 때의 감정은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실망만 남게 되어요.
이렇게 결혼을 일단 하고나면
헤어지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결혼할 때는 모르고, 알 수 없어요.
누가 결혼할 때 ‘이혼’을 생각하겠어요.
모르는 게 당연해요.
결혼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혼은 ‘싫어서’ 하는 일이다보니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남겨요.
협의이혼도 만만치 않지만,
소송이혼은 정말 큰 스트레스에요.
짧게 끝나지도 않고,
휴정기, 인사이동 이런 일과 겹치면
1년은 훌쩍 흘러요.
유책사유가 배우자에게 있는 경우,
나는 잘못도 없는데
‘이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짜증나고,
배우자의 잘못을 드러내다보면
나 또한 상처를 받아요.
나에게 유책사유가 있더라도,
할 말이 많아요.
나를 이렇게 만든 배우자를 탓하고 싶고,
상황과 배경을 탓하고 싶고,
내 잘못이 드러나는 이 상황을
피하고 싶어요.
머리로는 내 잘못인 건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이걸 넘어가주지 못하는 배우자에게
화가 나고,
잘못과 상관 없이
상처를 입어요.
이렇게 결혼은,
일단 하고 나면
끝내기가 어렵고 힘들고
치사하고 비열하고
지저분해요.
그런데요.
끝내는 게 어렵고 힘든 일은,
끝내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게다가 시작은 ‘사랑해서‘ 한 거고요.
좋아해서 연애했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일단 그렇게 시작을 해버렸는데,
끝내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다면
끝내지 않기 위해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하는 것, 어떨까요.
결혼 후 4년 이내 하는 이혼을
‘신혼이혼’이라고 하는데요.
신혼이혼 상담을 할 땐,
많이 되돌려 보내요.
물론 빨리 끝내는 게 나을 관계는
신속하게 진행해요.
그렇지만
결혼이라는 걸 처음 해서,
처음 해보는 데 노력해야 하는 걸 몰랐어서,
노력하는 방법을 헤매다가
문득 ‘이혼’을 검색하게 되고
엉겁결에 상담까지 오게 되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그럼 저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이야기해드리면서
지금 당연히 이혼소송 진행할 수 있지만,
이런저런 노력을 해볼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며
신속한 이혼진행을 말려요.
확고하게 이혼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오시는 분들은
노력을 해보았다,
혹은 노력할 가치가 없다고 하시고,
그래도 마음이 남아 있는 분들은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가세요.
그렇게 돌아가셔서
부부관계를 회복하고
예쁜 커플 사진을 프로필에 올리시곤 해요.
시작과 달리 끝은
어렵고 힘들고
치사하고 비열하고
지저분한
결혼과 이혼.
이미 결혼을 했다면
이혼을 하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을 해 보는 것,
충분히 의미와 가치가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