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이 중요한 결혼생활
결혼생활 하면서
억울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다른 거 다 잘했고, 문제 없는데,
왜 그거 하나 갖고 뭐라 그러는지,
잘한 건 아무 말도 없고,
못한 건 꼭 지적하는지,
답답하고 억울한 그런 경험이요.
이런 저런 상담을 하다보면,
이 ‘억울함’의 간극을 느끼게 되어요.
한 쪽은 ‘잘한 아홉 번’에,
다른 한 쪽은 ‘못한 한 번’에
집중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볼게요.
한 가정이 있어요.
남편은 직장도 잘 다니고,
집안일도 척척 잘 하고,
아이들도 잘 돌보는데
술만 마시면 주사가 심해서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요.
아내는 일도 하고 아이들도 돌보고,
집안일도 잘하는데
다단계에 빠져서
집에 물건을 자꾸 들이고,
빚이 자꾸 생겨요.
어떠신가요.
이렇게 ‘못하는’ 부분이 치명적이면
잘하고 있는 일들이 무색해져요.
잠식당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요.
위의 상황에서
아내가 ‘남편이 폭력적이에요.’라고 말하면
남편은 ‘나 직장도 잘 다니고, 집안일도
잘하고 아이들도 잘 돌보는데
그거 하나만 못하는 건데‘라고 반박하고요,
남편이 ‘아내가 자꾸 나도 모르는 빚을
만들어 와요.’라고 말하면
아내는 ‘내가 일도 하고, 애들도 잘 돌보는데
그거 하나만 잘 안 되는 건데‘라고 하지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결혼생활에서는
‘킥’이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킥’은
배우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배우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홉 개를 잘하는 것보다
배우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혼 전이나 신혼 때,
서로의 ‘킥‘이 무엇인지
여러 번 대화를 나누어 보길 권유드려요.
청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물리적인 청소를 중시하는 것인지,
화학적인 청소를 중시하는 것인지
다르고요,
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매일 새로운 반찬을 중시하는 것인지,
그저 깔끔한 식사를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달라요.
육아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안전을 1순위로 두는지,
정서를 1순위로 두는지
다르더라고요.
결혼생활은 시험과 달라요.
시험은 배점이 달라도
득점을 할 수 있는데,
결혼생활은 ‘킥’을 놓치면
득점 자체를 못해요.
그래서 결혼생활은 힘들어요.
우리가 늘상 해오던 것들과
좀 달라서요.
잘한 아홉 개가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고,
못한 하나가 전부가 되니까요.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킥‘만 잘 챙겨도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기로 해요.
‘킥’을 알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
힘든 결혼생활을 조금이나마
덜 힘들게 해 주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