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결혼을 단순하게 연결하면 위험한 이유.
많은 분들과 이혼 상담을 하면서
‘행복하려고 결혼했는데,
너무 힘들고 불행해요.
그래서 이혼을 하려고 해요.‘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힘든 이유, 불행한 이유를 들어보고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설명드린 후,
궁금해하시는 것들
(위자료, 재산분할, 아이들)
대답해드린 후,
사건을 진행해왔는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물음표가 계속 떴어요.
왜 이렇게 개운하지 않을까.
뭔가 틈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과연 무엇일까.
궁금증이 생겼던 거지요.
그래서 우선 ‘행복’을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일까요.
만약, 위와 같은 것들이 ‘행복’이라면
경제적으로 부족하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면,
실직을 했거나,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불행한… 거겠지요.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몸이 건강하지 않아도,
꿈꾸던 일이 아니더라도
분명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다시 생각을 해봐요.
내가 행복을 느꼈을 때가 언제인지
되짚어봐요.
6개월 간 헬스를 개근했을 때,
아파트 10층 계단을 힘들지 않고 올랐을 때,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던 모든 과정,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했을 때,
주위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법률문제를 도울 때…
매일 헬스장에 간다는 것도,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임신과 출산,
시험준비,
주변 사람들 돕는 것도
모두 힘들었어요.
때론 귀찮았고요,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와 돌이켜보니
기억에 남는 행복은
고통과 고난이 먼저 온 다음에 얻은
열매와 같은 것들이었어요.
우연히, 거저 얻어걸린 행운 같은 것들은
잠깐 기분이 좋긴 하지만,
오래 가지도 않고,
행복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더라고요.
다시 행복과 결혼으로 돌아와봐요.
행복하려고 결혼을 한다,
결혼은 곧 행복이다라고 생각을 하면
정신을 못 차릴 수도 있어요.
결혼생활이 꽤 힘들긴 하거든요.
어찌보면, 당연한 과정이에요.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도,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도 힘든데,
무려 가정을 처음으로 이룬 것이니
등장인물도 늘어나고
예측불가능한 일들도 많아지고
도망갈 곳도 없어요.
힘드니까,
이혼을 해야 할까요?
혹,
나의 다른 행복들도
고난과 고통 후에 왔으니
결혼생활의 행복 역시
힘든 것들이 지나가면 오지 않을까요?
그러니,
‘힘들다’를 ‘불행’으로 연결시켜
‘불행하니 이혼해’라는 결론을 내리진 말아요.
힘든 과정을 잘 견딘 후에
행복이 올 수 있도록이요.
행복과 결혼,
단순 연결은 지양하고,
힘들다는 것과 불행하다는 것을
구분해보아요.
분명, 시각이 달라질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