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
‘변호사님, 내가 맞지요?’
‘상대방이 맞나요, 내가 맞나요?’
‘이런 상황인데, 배우자 말, 이게 맞나요?’
‘배우자와 같이 봅니다. 누가 맞나요?’
하루에도 수십 개, 아니 수천 개의 글이
‘누가 맞는지’에 관한 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떤 글은 제목에서부터
‘같이 봅니다.’라고 써 있어요.
서로의 주장이 팽팽하니
제3자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거지요.
의견이 달리면 글 내용이 추가되어요.
‘이런 상황도 적어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
처음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답답한가보다,
오죽 답답하면 익명으로 글을 올릴까,
같이 본다니 그래도
제3자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나보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러다 문득,
우리는 모두 ‘정답’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결혼생활에 ‘정답’
있을…까요?
정답이라면 대략 이런 거겠지요.
1. 결혼은 만 32세에 달하는 날에 한다.
2. 결혼식은 식대 57,000원인 곳에서 한다.
3. 결혼식장은 신랑, 신부, 양측의 본가가
원하는 점들을 찍어 중간지점을 찍고
그 중간지점의 반경 2킬로미터 안의 장소로 한다.
4. 결혼식의 식대는 양측 손님을 정확히 나누어
구분하여 부담하다.
5. 신혼집은 신랑, 신부, 양측의 부모님이
원하는 점들을 찍어 중간지점을 찍고
그 중간지점의 반경 5킬로미터 안의 장소로 한다.
6. 신혼집의 구매 및 제반비용은
신랑과 신부가 1원 단위까지
정확히 반반 부담한다.
7. 신혼여행은 신랑과 신부가 원하는 곳을 찍어
그 중간지점으로 한다.
8. 임신은 결혼식 올린 후 만 1년이 되는 날에 한다.
9. 출산은 임신 후 39주 5일이 되는 날에 한다.
10. 딸을 먼저 낳고,
그로부터 2년 후에 아들을 낳는다.
어떠신가요.
‘정답’ 맞나요.
혹시,
‘내 생각이 정답이고,
네 생각은 오답이야.‘라고
생각하시진 않으신지요.
‘정답과 오답’으로 접근하는 순간,
대화는 어려워져요.
좋은 관계도 틀어지지요.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순간,
정답 없는 결혼생활에서
무의미한 다툼이 시작되어요.
애초부터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영역에서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아니라고 반박하고,
정답을 찾아보자 헤매기 시작하면
결혼생활은 표류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어요.
옳은 답, 정해진 답은 없지만,
풀어나가는 방법, 길은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아내는 아침잠이 많아요.
남편은 일찍 출근하는데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해요.
남편은 아내가 차려줘야 한다고 주장해요.
아내는 남편이 아기도 아닌데,
스스로 챙겨먹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상황에서,
‘여자가 결혼했으면
남편 아침밥 차려주는 게 맞다.‘고 말할 수도 있고,
‘결혼하면 당연히
아내가 아침밥 차려줄 줄 알았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한편,
‘맞벌이하고 애도 키우는데
아침밥 타령이라니,
누가 옳은지 글 올려보자.‘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랬구나. 그런데 내가 다 해주기는 어렵고
냉장고에 먹을만한 거 챙겨놓을게.’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아침밥을 원하는 남편의 마음,
사랑하지만 피곤한 아내의 마음은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접근하면
서로 감정만 상하고
관계가 나빠져요.
이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면
서로 양보하고 조율하고
원하는 것을 얻은 남편은
고마운 마음에 또 다른 무언가를 더 할 수 있고,
원하는 걸 다 못해준 미안한 마음이 든 아내는
또 다른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정답이 아니라
풀어나가는 법을 찾아보기로 해요.
결혼생활이라는 길에
가로등이 켜지는 경험을
하게 되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