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풀어가며 살아가기.
혹시, 참다참다가 폭발하여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돌이켜보니
작은 일을 크게 키운 느낌이 들었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어요.
심지어 꽤 크게 싸웠던 일인데도,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아요.
그만큼 안 중요한 일이었던 거지요.
이런 경우,
부부사이에 꽤 흔해요.
작은 일이다보니
말 안하고, 굳이 표현 안 하고
넘어갔는데,
아니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엔 폭발하고,
폭발하면서 과거의 일을
하나씩 꺼내놓는 일이요.
상대방은 황당해요.
지금 일어난 일과 상관없어 보이는데,
배우자가 과거의 일을 들먹이니까요.
황당을 넘어 억울하기까지 해요.
신혼 때,
'사랑은 오래 참음'이라며
많은 것들을 '서로'
참다참다 폭발한 적 있어요.
'서로'요.
저는 저대로 참고 있었고,
배우자는 배우자대로 참고 있었더라고요.
저는 참는 입장이라고 생각했기에,
배우자가 참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배우자 역시
저와 살아가는 이 생활에서
참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얼굴이 화끈했어요.
'나만' 참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현실을 맞이하니
저의 좁은 식견이 부끄러워
숨고 싶었어요.
그 이후로 저와 배우자는
참다참다 폭발하는 일을
지양하기로 했어요.
아무리 귀찮아도,
아무리 피곤해도,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풀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닌 일들이니,
설명하고, 들어주자고 약속했고,
지키고 있어요.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서,
'엎을 게 아니면 덮고,
덮을 땐 죽을 때까지 덮는 것'이라는 마음도
갖게 되었어요.
역으로 말하자면,
죽을 때까지 덮을 것이 아니면
엎어서 이야기하고 풀어가며
살아가겠다는 거지요.
때로는,
덮어줘야 하는 일도 있어요.
그런 일은 죽을 때까지,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듯이
아주 깨끗하게, 안 보이게 덮어주어야 해요.
그리고,
엎을 일들은
그때그때 제대로 엎어서 풀어가며 살면
훨씬 결혼생활이 풍성해져요.
대화가 많아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피곤하고 귀찮아도
꼭 그때그때 풀어가요.
분명,
결혼생활에 도움이 되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