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문학 첫 번째
문학은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떻게 보면 문학이 가장 잘하는 것은 삶을 담는 일입니다.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얻게 된 결론도 결국은 문학이 일상이 되는 삶을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 외국에 나가서 문학 공부를 하겠다? 그것도 물론 문학을 접하며 살아가는 삶이겠지요. 하지만 정말로 일상에서 문학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란 것은 항상 문학에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느껴야 합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오늘을 근사하게 하는데 문학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안의 평범을 문학으로 발견하는 삶, 그런 삶을 일상문학에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상문학의 첫 시작은 시 한 편입니다.
이 사람은 로버트 크릴리라는 시인입니다.
1926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고 2005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위키가 말해준 정보입니다.) 저는 이 시인의 다른 시들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시를 읽는 데 있어서 필요한 건 그 시와 그 시를 읽을 공간과, 읽는 사람. 이렇게 3가지 요소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시가 자유시인지, 서정시인지, 그 시인이 독립운동가였는지, 종교가 어땠는지 하는 것들은 수능이 끝나고 나서 졸업해야 할 것들이겠죠.
저는 이 시인의 읽기 그리 어렵지 않은 시 한 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마 읽고 나서 '이게 시야?'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One day after another—
Perfect.
They all fit.
네, 시입니다! (지금은 1시 35분입니다. 4시.....orz)
아주 짧은 이 시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어이없다.
저게 시냐.
나도 쓰겠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짧지만 분명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시임에는 분명합니다.
저는 저 시를 읽고 하나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퍼즐을 생각하자 또 하나의 문구가 생각났습니다.
"인생은 퍼즐이다"
-조르주 페렉 <인생사용법>
프랑스의 작가인 조르주 페렉이 <인생사용법>이라는 정말 두꺼운 책 맨 앞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리고 그 책은 정말 하나의 퍼즐을 풀듯 이야기가 진행되어 갑니다. 우리가 퍼즐을 맞출 때는 그 옆의 조각을 살펴보고, 이 조각이 여기에 들어가야 하는 조각인지 생각하죠. 그리고 얼추 무늬와 모양이 맞다 싶으면 퍼즐을 갖다 대고 결국에는 퍼즐을 맞추게 됩니다. 그것처럼 인생도 그렇게 하나의 퍼즐을 맞춰가는 것이겠죠.
다시 시로 돌아와서, 시에서 이 퍼즐을 생각나게 한 단어는 'fit'이라는 단어입니다. 맞추다, 맞춰 들어가다 등의 뜻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는데요. 하루가 지나서 그렇게 내일이 왔는데 완벽합니다. 결국에는 잘 맞춰 들어가게 되는군요. Perfect! 라는 뜻으로 저는 이 시를 보았습니다.
오늘이 장학금에서 떨어지고, 친한 친구와 싸우고, 직장에서 상사에게 털렸다고 해도 결국에 내일이라는 애가 오고, 내일모레라는 애가 오면 '엊그제'가 된 오늘은 얼추 잘 짜 맞추어진 퍼즐이 됩니다. 정말 큰 봉변을 당해서 그 상처가 깊더라도 결국, 길게 보면 나를 성장시켜주는 밑거름이 되듯이요.
작가는 이 진리(?)를 저 짧은 석 줄의 시에서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1.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 하나를 고르자.
2. 그 단어로 아주 짧은 시를 써보자.
Robert Creeley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Paris Review의 작가 인터뷰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theparisreview.org/interviews/4241/the-art-of-poetry-no-10-robert-creeley)